<2편에 이어서>
◆김 : 그래서 국가수출입 물류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차주에게 지원되는 게 유가보조금과 통행료 심야 할인 정책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기사님들이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거든요?
◇구 : 저도 놀랐습니다. 이번에 심층 인터뷰를 하면서 제가 유가보조금을 잘 압니다. 제가 유가보조금 처음 만들 때 업계 대표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 가서 유가보조금의 문제를 제시했습니다.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이 가능하다, 부정수급 어떻게 할 거냐? 이것을 2001년, 18년 전에 물류기업 실무자로 회의에 참석해서 지적했어요. 지난 5년간만 따져보면 2013~2017년 화물차에 지급한 유가보조금이 8조3568억원. 그런데 39만4960대 대상입니다.
그래서 보니까 유가보조금도 많이 나가는데, 차주들은 유가보조금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유가보조금이 차 톤수에 따라서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있습니다. 그 최대 한도가 4308리터인가 해요, 지금 현재 제가 알기로. 유가보조금을 받으면 차주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차주들은 유가보조금을 받는 것을 운송사와 화주들이 알기 때문에 그 만큼 운임을 깎습니다.
이게 뭐냐면, 유가보조금을 가져 가는 건 차주가 아니라 화주다. 화주들이 직접 가져가는 건 아니죠. 차주에게 지급은 되지만, 운송료로 반영이 된다는 거죠. 유가보조금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화주가 아니냐는 거죠. 제가 보기엔 100%는 아니라도 분명히 관련성은 있다. 이렇게 보죠. 그래서 차주들을 제가 만난 사람 중 십중팔구는 유가보조금 폐지해 달라고 합니다. 지금 1조8000억원이 연간 나가요. 단, 운임을 현실화시켜 달라는 거예요. 택시처럼 km당 톤당 운임을 달라는 거예요. 톤키로당. 물류의 원단위를 이야기 할 때 톤키로 이야기 합니다. 이게 가장 합리적입니다. 지금 컨테이너 운임은 문제가 뭐냐면 운임의 설계를 5대 거점간의 운임을 사업자들이 신청을 해서 상한신고가 됐죠. 지역이 다른데, 운임이 묶여 있죠. 이건 맞지 않죠. 실거리, 실제 톤거리당 운임을 설계해야죠.
◆김 : 네 훨씬 합리적으로 들리네요.
◇구 : 그렇죠 합리적이죠. 컨테이너 외 일반 카고를 봅시다. 15톤 카고에 20톤을 싣죠. 20톤을 받아야 하는데, 15톤 카고라는 거죠. 톤당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과적을 안하죠. 지금은 차주가 5톤 차에 10톤 이상 싣는다고 해요. 5톤차에 5톤 싣기 위해 만든 건데.
◆김 : 그런데 이게 일반적이더라고요?
◇구 : 그렇죠. 그런데 카고는 대당 받아요. 그러니까 과적이 되죠. 그런데 철강은 또 톤당 받아요. 철강은 문제가 뭐냐, 톤당 받으니까 동그랗게 생긴 호일 아시죠? 예전에 잠시 광양에 있을 때, 기사들이 트레일러에 코일 하나 싣는 것보다 두 개 실으면 두 배 받습니다. 왜냐? 톤당 운임을 주니까. 포스코나 현대제철, 동부제철 이런 곳에서. 과적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요즘은 과적을 단속해요. 그러니까 운임체계가 과적을 안하려면 대당으로 가야 하고, 대당 가면 은밀하게 과적하면, 화주들이 이득을 보고. 차주가 이득을 보려면 톤당으로 가야 하는데, 그러면 또 과적이 되니까. 이런 여러 문제들이 있더라. 그래서 유가보조금은 많은 차주들의 의견은 폐지해 달라. 단 그냥 폐지가 아니라 운임을 정상화 해달라는 거죠. 비정상의 정상화죠. 운임을 더 달라는 게 아니죠. 톤키로. 제가 최근 교통신문을 읽어보니까, 어떤 교수분이 제가 아는 분인데, 톤키로로 가야 한다는 칼럼을 쓰셨어요. 제가 하고 싶던 말인데 공감이 됐거든요. 이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이게 철도가요, 벌크화물이 톤키로입니다. 석탄, 광석, 시멘트, 철강, 전부다 톤키로입니다. 운임이. 그러니까 합리적이죠 어떻게 보면. 그런데 철도도 컨테이너는 달라요. 규격별이죠.
◆김 : 다 제 각각이네요.
◇구 : 왜냐면 전 세계 모든 선사가 톤으로 받지 않고, 컨테이너는 TEU. 20피트 컨테이너 하나를 1TEU라고 해요. 그래서 40피트는 2TEU예요. 1TEU의 선사 해상운임이 예를 들어 2000불. 40피트는 FEU라고 하는데, 20피트 두 개죠. 40피트는 3500불. 이렇게 박스로 받아요. 이걸 우리가 박스레이트라고 해요. 이게 또 어떤 면에서는 맞아요. 선박은 거의 무제한으로 실으니까 무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페이스가 중요하죠. 그래서 스페이스 부킹한다고 해요. 해상은 스페이스. 거기서 나온 거예요. 그래서 육상도 중량은 안 따져요. 특정회사 언급해서 미안하지만 다이소는 가벼운데, 가득 적재해도 4톤? 이 정도 될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석유화학 제품은 무거운 중량화물인데, 20몇톤 싣는 사람과 4톤 싣는 사람의 운임이 같다는 게 합리적인가요? 그렇지 않죠? 물론 국토부 신고요율에 부대사항에 중량은 할증한다는 게 있는데, 현실은 할증이 안 되죠. 현실은 위험물을 나르면 할증하게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아요. 물론 주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그래서 차주들 대부분이 유가보조금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또 부정수급도 많아요. 이런 것들을 빨리 해결을 해야 한다.
◆김 : 제가 자료를 찾아 보니까, 한국석유관리원과 국토교통부, 지자체가 4월에 공개한 자료를 보니까 총 주유소 12개 업소와 화물차주 59명이 총 71건의 유가보조금 불법수급을 했다고 발표가 났어요. 작년 11월에도 이 정도 규모의 적발이 있었고. 그런데 현장에서는 유가보조금을 폐지해달라고 하니까 좀 모순적이네요. 세금이 줄줄 세나가는 거 아닌가요?
◇구 : 지금 유가보조금에 단호하게 말합니다. 작년에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이 1만2074건이었고, 207억7700만원의 부정수급이 있는데, 국토교통부와 도로교통공단은 추정하기를 3000억을 이야기 합니다. 부정수급이 3000억원 이상이다. 왜? 이게 왜 이렇게 나왔느냐면 유가보조금 관리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것과 통행량과 추적을 해보니까 맞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 걸 빅데이터로 해보니까 부정수급의 추적이 3000억원 이상이다. 그러면 문제가 되겠죠. 가장 중요한 건 뭐냐면 국민 세금으로 유가보조금 주죠. 국민 세금 누가 혜택을 보느냐, 저는 심각하다고 봐요. 국민이 매년 1조8000억원씩 넣는데, 차주가 혜택을 안 받고 다른 사람이 받는다? 그러면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안전운임제 정착과 운임의 정상화를 통해서 반드시 반영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김 : 오히려 이런 유가보조금이 기사님들의 수면의 질을 높이는 휴게소나 수면시설에 투자가 됐다면, 화물차 사고도 많이 줄었을 것 같습니다.
◇구 : 또 하나 말씀드리면, 심야 통행료 감면, 이거 차주들이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보기에 심야에 운행하면 좋을 것 같죠? 승용차와 겹치지 않고. 그런데 아닙니다. 보세요. 심야에 할인을 해주니까 심야에 가죠. 24시간 운행이 가능하죠? 그러니까 운임이 떨어지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노동시간을 제한할 때 운임이 올라가요. 미국이 그렇거든요. 최근 미국의 화물차 운임이 엄청 올랐어요. 화물차주의 운행시간을 제한하니까 운임이 현실화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24시간 운행이 가능하니까 운임이 오를 수 없죠. 그런데 운송사나 화주는 그걸 원하죠. 아무때나 부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차주들은 장시간 운행, 수면부족, 사고위험, 이게 사회적 비용. 보험처리, 환경비용 등. 엄청나죠. 이런 걸 생각하지 않죠. 저는 심야 통행료 할인은 문제가 많다고 봐요. 모든 게 승용차 위주의 제도잖아요. 밤에 가라, 그러니까 더 위험해요. 낙하물 떨어지고 수면 부족에. 통행료 감면해준다고. 이 제도 역시 근본적으로 다시 들여다 봐야 합니다.
◆김 :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상행과 하행의 운임이 좀 차이가 있고, 이런 이야기를 한 차주가 있더라고요. 화주가 물류회사에 지급하는 운임은 75만원이었는데, 나중에 화주와 차주가 이야기 하면서 45만원을 차주가 받았다. 중간에서 물류기업이 수수료로 30만원을 가져 가는 건 너무 과도한 거 아니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구 : 지금 우리나라의 수출구조가 환율이 높기 때문에 수출이 잘 되고, 수입이 잘 안되죠. 그래서 수출량이 많죠. 나가는 수출량, 하행은 많죠. 그런데 올라오는 게 없죠. 왕복운임이 되어야 하는데. 왜? 컨테이너가 수입화물을 올리면 다시 채워서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는 게 많죠. 그러니까 올라오는 게 없어서 공컨테이너가 없죠? 그래서 공컨테이너를 또 올려야 하는데, 돈이 들죠. 화주들이 공컨테이너 비용을 부담하려면 왕복운임이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 경부간 의왕ICD와 부산신항은 편도 운임을 적용하는데, 나머지는 왕복을 주니까 더 비싸죠. 거리도 가까운데. 이러한 수출입의 불균형으로 인한 물류비의 차등화. 예를 들어 청주에서 내려가는 건 엄청 싸요. 25만원에 가라. 차주들이 이게 말이 되는 거냐. 그런데 안가면, 너 아니라도 많다는 게 시장논리죠. 할부금을 갚기 위해서 가야 한다는 거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뭐냐면 운임에서 모든 차를 투자하고 기름값을 대고, 사고리스크 보험을 대고, 이런 것들을 예전에는 회사가 했다는 거죠. 그런데 운송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모든 걸 아웃소싱을 줬다는 거죠. 위수탁 지입이 그겁니다. 그러다보니까 모든 리스크가 운송사나 화주에서 차주로 바뀌었다. 차주가 모든 걸 떠 안는 구조에서 물량을 받아 먹는 구조에선. 이걸 싫어도 해야 하는 거죠. 이런 것들이 가장 큰 리스크. 물류에 대한 모든 리스크를 한쪽이 지고 있다는 거예요. 이게 과연 상생이냐, 이런 것들에 의문을 갖는 겁니다.
◆김 : 사실 저희가 퀵서비스에 관한 내용도 다루고 왔지만, 운송시장 전반에 지입구조가 택배, 퀵서비스, 화물차, 전반에 만연해 있거든요. 퀵서비스의 경우 법제화가 논의가 되는 단계고. 저는 지금 근본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 이런 위탁구조의 개선을 논의해야 할 것 같은데, 이것은 제외하고 자꾸 곁다리의 가지를 갖고 정부나 국토부에서 논의를 하는 게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
◇구 : 근데 지금 정부에서도 지입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전 세계에서 어음있죠? 한국에 어음제도가 있어요. 그런데 외국에는 어음이 없어요.
◆김 : 어음제도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있죠?
◇구 : 네. 어음으로 발생하는 가정파탄, 사회문제가 엄청나게 많았죠. 어음을 없애려고 했지만, 못 없애고 있잖아요. 마찬가지예요. 지입제를 보완하기 위해 차주의 차량등록증에 소유권을 표시하고, 근저당 설정 등의 조치를 하고 있지만 지입제를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하죠. 그걸 없애기 위해서 정부는 단계적으로 폐지하려는 거 아닐지, 생각이 들고요.
◆김 : 아 단계적으로?
◇구 : 저는 빨리 지입제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번호판은 허가제 때 면허를 받아야 해요.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허가제였죠. 그 때 자동차를 허가 받으려면 TE를 받아야 해요. TE가 있어야 번호판을 줬어요 당시에. 이게 권리죠. 이걸 받기 위해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수수료 정도 냈겠죠. 그런데 이 TE를 받은 사람들이 지금 재산이 됐어요. 권리금과 같은? 그래서 TE가 사고 팔게 됐죠. 저는 이걸 묻고 싶어요. TE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처음 국가에 돈을 냈느냐는 거죠. 안 냈어요. 안 내고 받은 TE를 왜 돈을 내고 팔아 먹느냐. 국가에서 TE 내줄 때 돈 받지 않고 수수료만 받았죠. 지금 몇 천만원, 몇 억 하는 번호판을 왜 돈 받고 사고 파느냐? 그것을 빨리 없애줘야 한다. 번호판만 20~30장 갖고 지입회사를 운영하고, 지입료도 천차만별이고요. 지입제를 빨리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 : 저희가 오늘 50분 정도 짧은 시간 지난 번 화물연대 이후,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깊게 논의하고 싶어서 구교훈 교수님과 시간을 가졌고요. 앞으로 화물연대가 추가로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하고 갔어요. 저희는 이러한 민감한 이슈를 가장 빠르게 다시 한번 심도깊게 이야기 하겠습니다. 당사자를 모시면 가장 좋기 때문에, 화주, 대기업,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천일정기화물자동차 중소기업 용차사 실무자, 임원, CEO 관계자 누구든지 언제든지 온다면 환영입니다. 시간내서 와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구 : 지금 이 주제가 시의적절하고 사회적으로 안전운임제가 이슈이기 때문에. 화주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고. 국민여러분들, 청취자 여러분들이 조금이라도 정보를 공유하고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요.
◆김 : 교수님 오늘 고생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구 : 오늘 아주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