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5 월요일
인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자기가 선택한 대로 사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는 것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 법륜스님 -
■진행 : 한국유통포럼 조철휘 회장
■대담 : SK증권 유승우 연구위원
■대담 : 한국유통연수원 마종수 교수
쿠팡의 물류센터 운영방식
◇조철휘 : 택배사들은 보통 주6일 근무이기 때문에 일요일에 휴무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쿠팡은 주7일 운영되고 있고, 야간에 주문해도 로켓와우나 로켓배송 서비스로 새벽배송을 하고 있는데 이 강점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유승우 :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하죠. 물론 비용에 대한 압박은 있겠습니다만 쿠팡한테는 이게 전략적으로 잘 통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종수 : 말씀하신 대로 새벽배송을 하기도 하고 풀필먼트로 본다고 하면 새벽배송보다도 24시간 익일배송이 더 많겠죠. 새벽배송 자체는 8만건 내외니까. 전체로 본다면 400만건이라는 배송이 거의 다 주간배송으로 이루어지고 있을텐데.
익일배송이나 지금은 당일배송도 하지 않습니까.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가고 있는 이 부분이 가장 큰 매력이고, 또한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합배송이 안됐다는 거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지그재그나 에이블리 같은 그런 쇼핑몰에서 내가 원하는 걸 5가지 산다고 하면 업체가 5개면 결제는 한 번에 되지만 배송은 5군데에서 온다는 거죠. 내가 지금 바지가 필요하고 상의가 필요하고 모자가 필요해서 내일 나가야하는데 바지하고 상의는 내일 오는데 모자가 내일 모레 온다는 거죠.
이런 식이기 때문에 이렇게 배송을 합배송할 수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강점이기도 하고 합배송할 수 있는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는 게 무서운 겁니다. 저는 그래서 물류 쪽으로 계속 분석하다보니까 쿠팡이 지금 쓰고 있는 로직이 엄청나게 발전되고 있어요.
근데 착각하시면 안되는 게 지금 김범석 의장님이 얘기하시죠. 우리가 지금 흑자가 난 것은 물류 자동화를 통해서 이게 우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얘기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저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자동화는 없다고 봐요. 일부 있겠죠. 일부 인천센터 같은 경우에는 셔틀 같은 시스템이 있는데 쿠팡은 99%는 사람이 하는 시스템이거든요.
Random stow(구역이나 종류 구분 없이 진열대 곳곳에 제품을 소량식 배치하는 것)라고 불리는 사람을 시켜서 물건을 지정된 위치에 갖다 놓고 임의로 갖다 놓는 거죠. 분유 옆에 스카치테이프가 있기도 하고 곰인형이 있기도 하고 뒤죽박죽으로 보여요. 그렇지만 그게 다 어떤 위치에다가 어떤 상품이 잘 나가니까 이 위치에 놓고 저 위치에 두라는 것은 다 지정이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걸 빼오는 것도 마찬가지로 랜덤스토우 방식으로 빼오기 때문에 사실은 자동화라기보다는 프로세스를 정말 잘 만들었어요. 자동화를 못했다고 디스하는 게 아니라 자동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쿠팡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봐요.
자동화라는 것은 쓱닷컴이나 롯데닷컴, 롯데마트 같은 걸 보시면 5만~10만가지 정도면 자동화가 가능합니다. 그 정도 되면 자동화 설비를 놓고 셔틀이나 오토스토어로 운영하면 효율적인데 SKU가 쿠팡처럼 100만개 200만개 넘어가면 자동화할 수가 없어요. 근본적으로. 비용도 비용이겠지만 사람이 더 빠릅니다. 그 정도까지 가면. 그래서 쿠팡은 많은 구색을 자동화가 아닌 사람을 통해서 프로세스를 잘 연계해서 그것들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피킹할 수 있게 만들었고요.
또 하나는 쿠팡 같은 경우에는 2019년. 로켓와우가 나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러분들이 집에서 시키실 때 쿠팡에다 시키면 5박스 10박스 이렇게 왔었어요. 물류센터마다 보관하는 상품이 다르거든요. 냉장냉동 따로 보관하고 가전 따로 보관하고 애견용품 따로 보관하고 내가 보는 것은 한 페이지에서 보지만 따로 그것들이 포장해서 오기 때문에 굉장히 그것이 과대포장이 됐었는데 지금도 따로 오긴 하지만 어떤 식으로 옵니까. 지금은 박스가 없어졌습니다.
제일 많이 오는 게 PB라는 플라스틱백이라고 불리는 비닐. 은박 3~5호라고 해서 3호는 작고 올라갈수록 커지는 것. T라고 불리는 세제 같은 걸 포장하는 투명한 봉지도 있죠. 내용물이 새면 보여야 되니까. 그게 전체의 60~70% 가는 것 같고요. 그리고 또 많이 보이는 게 SIOC라고 불리는 Ship In Original Container라는 게 있습니다. 그건 그 동안의 화장지나 키친타올이나 과자라든지 깨지지 않고 그대로 배송해도 상관없는 것들을 박스에다 넣어서 포장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것을 상품에다가 그대로 송장 붙여서 우리 집에 오기 때문에 우리 집에 오는 쿠팡 박스는 3가지 형태로 오죠. 지금 있는 비닐백 형태, 송장 붙인 상품 그대로의 형태, 마지막으로는 프레시백이라고 불리는 신선제품들이 오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저는 피킹비용과 패킹비용이 굉장히 많은 세이브가 됐을 것이라 생각해요. 왜냐면 물류센터에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가 합포장 비용이거든요. 이것저것 합쳐서 한 박스로 만드는 비용이 가장 많이 돈이 들어가는 구조인데.
제가 최근에 우리 아이가 다쳐서 밴드를 시켰는데 다른 회사 것들로 사이즈가 다르게 시켰어요. 근데 4개를 합포장하는 게 아니라 손톱만한 그 4개의 밴드를 각각 4개의 비닐봉지에 담아서 송장 붙여서 오더라고요. 이게 합포장 비용이 과연 이게 더 비싼가. 아니면 합포장 과정이 비싼가.
제가 보기에는 쿠팡은 이미 계산이 끝났죠. 합포장하는 인건비보다도 따로 따로 해서 한 번에 보내는 게 더 싸다고 계산이 끝났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쿠팡이 비용이 많이 절감이 됐어요. 그래서 물류비가 15% 나갔던 게 13%대까지 떨어질 수 있었던 요인들이 그런 식으로 물류센터가 효율화되고 인원도 시간대 별로 필요할 때만 쓰고, 분단위로 쓰고 그렇게 인건비 절감에 굉장히 많이 노력했습니다.
로켓그로스와 흑자
◆유승우 : 아시겠지만 사업초기부터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물류센터를 지었죠. 이게 쿠팡의 로켓와우클럽회원들의 로켓배송을 위한 투자였습니다. 고정비적 성격의.
쿠팡이 아마존을 따라가 듯이 아마존의 FBA라고 불리는 게 쿠팡한테는 지금 이름이 계속 바뀌어요. 지금은 로켓그로스입니다. 원래는 제트배송이였는데, 이 풀필먼트가 시작이 되니까 저는 이게 어닝이 돌아설 수 있는 아주 구조적인 계기라고 보고 있어요.
무슨 말이냐면 어차피 로켓배송을 위해서 전국에 물류센터를 깔았어야 했습니다. 근데 로켓그로스를 가져가게 되면서 기존에 깔려있는 물류센터의 가동률이 올라감과 동시에 로켓그로스 수수료를 따로 받기 때문에 이것은 고정비 투자가 추가로 이뤄지지 않는데 매출이 증가하는 걸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이 레버리지효과 때문에 앞으로 구조적으로 쿠팡은 이커머스 본업으로도 흑자를 기록하는 게 가능할 것이다. 다만 영업이익까지는 예상하지 않았고 EBITDA 흑자는 가시적으로 나온다고 보고 있었고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아까 마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작년에 이츠쪽에 나갔던 것이 안 나갔으니까 그만큼의 세이브가 있었다는 생각을 저는 동의하고 플러스 이자수익.
저는 이렇게 보기 때문에 저는 얘네가 앞으로 로켓그로스의 비중을 많이 늘릴 거잖아요? 쿠팡내부적으로는 전체 거래금액에서 로켓그로스의 비중을 20%까지 내년도까지 목표로 하는 것 같아요. 올해가 하이싱글, 8~9% 정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 물량을 하게 되면 아마존이 FBA 비중이 거의 60% 육박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얘네도 이커머스 본업으로 안정적인 이익구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도 같이 들어서 올해의 실적은 분기마다 사실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종수 : 아마존 FBA(Fulfillment-by-amazon)의 가장 근간은 내 상품이 아니라 셀러 상품이나 기업제 상품들을 물류센터에 위탁보관을 하고 매입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보관료를 받고 라벨을 붙인다거나 배송준비한다거나 박싱을 한다거나 그 전체 과정을 풀필먼트라고 하는 거죠. 배송을 제외하고. 물론 아마존은 배송까지 직접 하고 있죠. 쿠팡도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2개로 분류한다면 창고 내에서 하는 풀필먼트만으로도 수수료가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경우는 20%대가 나오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거기다 배송까지 하게 된다면 배송료는 별개로 10%대 이상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은 FBA 서비스를 이용해서 매출이 100만원짜리 TV를 갖다가 포장해서 배송했다. 그럼 30만원이라는 수익이 나온다는 거죠. 아마존은.
쿠팡도 마찬가지로 그동안에는 풀필먼트라고 유사하게 불렸던 직매입 재고 6천억이라는 재고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6천억이라는 재고는 거꾸로 얘기하면 이건 재고는 갖고 있으면 갖고 있을수록 비용부담만 늘어나는 겁니다. 재고관리비용 들어가고 이자비용 들어가고 거꾸로 부담되는 거고 거기다가 폐기비용, 로스비용. 그런 것까지 합치면 1년에 거의 7~8% 금액으로는 몇 백억 단위의 손실이 나는 거거든요.
반대로 얘기하면 FBA서비스처럼 로켓그로스를 함으로서 제트배송을 함으로서 업체한테 재고를 천억을 갖고 가고 있다. 여태까지는 천억의 재고에 대한 돈이 나갔다면 천억에 대한 보관료가 나가는 거죠. 한 박스 당 990원, 한 파렛트 당 29,000원 보통은 그 정도로 측정하는데. 그렇게 된다고 하면 연구위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20%면 엄청난 금액이지 않습니까.
그럼 회전율까지 감안한다면 약간 다르긴 하겠지만 거기서 발생되는 매출이라고 한다면 제가 아까 20% 얘기드렸는데 20%만 마진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조단위로 마진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사실은 아직까지 쿠팡이 100% 밝히지 않았지만 업체들 통해서 얘기들어보면 제트배송, 로켓그로스 같은 경우에는 수수료가 30% 정도 그 정도로 계약을 하고 들어가는 것 같아요. 쿠팡에서 일반적으로 팔고 있는 마켓플레이스 같은 경우 로켓배송 말고, 셀러들이 파는 경우가 10~15% 정도 남짓이니까 그거의 2배 정도의 마진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업체들이 반응이 뜨거워요. 로켓배송보다는 상품에 대한 관리의 용이성도 있고 가격결정권도 있고 하다보니까 로켓배송보다도 오히려 제트배송을 선호하는 셀러들도 많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과연 로켓배송 다음 대를 잇는 셀러들을 대상으로 하는 저 풀필먼트 서비스가, 제트배송이 성공한다면 저도 쿠팡이 흑자를 지속한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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