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2 수요일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 마크 트웨인, 미국 소설가 -
안전운임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는 2018년 4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2020년 1월 시행)을 통해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 3년 일몰제로 도입되어, 올해 12월 말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최근 일몰기한이 다가오면서 이해관계자 간 제도 존속 여부와 적용 차량과 품목 확대 등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갈등이 다시 붉어지고 있습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는 물론 안전운임 대상 품목과 차종 확대를 요구 중이며, 화주 측은 안전운임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몰제 폐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10월 22일 오후 2시 서울에서 총파업 결의 비상총회를 엽니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7일 총파업에 돌입, 8일간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죠. 당시 화물연대 측은 국토교통부와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품목확대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를 했고, 총파업을 유보해 왔습니다.
명분은
화물연대가 다시 파업에 나선 이유는 지난 9월 29일 민생안정경제특위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국토교통부의 업무보고가 화주입장만 대변하는 편향된 내용이라는 이유입니다.
화물연대 측은 "국토부는 안전운임제가 시장경제원리에 반한다는 의견을 업무보고 및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줄곧 밝혔다"라며 "국토부는 안전운임제가 지속되더라도 화주책임을 삭제하는 등의 개악을 통해 실질적으로 안전운임제를 무력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화물연대는 현재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 적용 차종과 품목 확대가 불투명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토부의 입장
국토부는 지난 6월 보도설명자료를 냈는데, 당시 일몰제 폐지는 법률 개정 사항으로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화물연대와 연장 등 '지속 추진'하는 것으로 협의를 했다고 밝히며, 화물연대의 총파업 중단 협의를 끌어 냈습니다.
이후 지난 9월 29일 국회 민생경제안정 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와 관련하여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좀 더 명확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이해관계자 간 첨예한 입장, 교통안전 및 화물차주의 근로여건 개선효과 등을 고려하여 안전운임제의 계속 시행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고, 안전운임제 적용대상 품목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화물연대와 화주 측의 입장이 대립되므로 심도 있고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생특위 위원들은 안전운임제 존속 여부를 결정내리기 위해서는 ▲한국교통안전연구원의 교통안전 효과 등에 관한 장기적 분석 필요 ▲기업 간 사적계약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적용 대상을 전 품목으로 확대할 경우 적정운임 책정 등의 어려움 ▲안전운임 산정을 위한 신속한 법안 처리 필요 ▲다른 나라와 유사 사례 비교를 통한 제도의 합리적 개선 방안 모색 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순기능과 과제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 6월 화물차 안전운임제 성과평가 결과 자료를 냈는데요.
해당 자료를 보면 화물차주와 화주 간 '안전운임제'에 대한 인식이 극명하게 차이를 보였습니다.
안전운행 개선효과에 대해 차주의 51%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운수사(44%)와 화주(60%)는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습니다.
또 차주들은 안전운임제가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안전운임제가 필요하다고 답한 화주는 컨테이너 32.9%, 시멘트 6.7%에 그쳤습니다.
안전운임제 시행에 따른 시제 효과는 어떨까요? 한국교통연구원 발표 자료에 종합하면, 안전운임제 시행으로 화물차주의 월평균 수입은 늘고 업무시간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컨테이너 품목의 3단계 이하 운송거래 단계 비율은 2019년 94%에서 2021년 98.8%로 늘었고, 가격 입찰을 통한 운송 계약은 감소했습니다.
안전운임제 시행에 따른 여러 지표를 보면 확실히 순기능적 측면이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첫 시행된 제도인 만큼 여러 문제점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요. 양측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충분한 토론과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카카오, 화물마당 지분 인수
이런 와중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주선사연합회)가 운영하는 중개 플랫폼 '전구화물마당(화물마당)' 지분 49%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눈길이 쏠립니다.
화물마당은 2014년 KT와 주선사연합회가 공동 구축한 화물정보 통합 주선망으로, 2019년 KT와 계약이 만료된 이후 주선사연합회에서 독자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인수를 통해 화물마당의 디지털전환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아이라스)를 통해 물류사업에 본격 뛰어든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한 기존의 근거리를 넘어 중장거리 물류 영역까지 깊숙하게 진출하는 모양새입니다.
카카오아이라스가 물류판 에어비앤비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고, 국제물류까지 이미 큰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이번 화물마당 인수를 통한 사업 간 연결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지금과 같이 화주와 차주 간 갈등이 매번 반복되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공격적인 물류사업 진출은 조금 더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 해묵은 숙제를 풀 새로운 열쇠가 되지 않을지 생각해 봅니다.
[공급망]
[제조]
[유통]
[물류]
[해운]
[항공]
[모빌리티]
North-West Corner Method (북서코너법)
수송문제 해법의 하나로 운송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하나의 실행가능한 해를 신속하게 구하는 방법이다. 북서코너법은 운송표의 칸을 채울 때 북서쪽의 칸부터 가능한 최대의 값을 할당하는 방법이다.
Fighting Ship (경쟁억압선)
특정 선박을 맹외선의 운항일정(schedule)에 맞춰 배선하고 맹외선의 운임보다도 훨씬 싼 운임을 고객에게 제시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맹외선의 집하를 방해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