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에이블리 같은 경우에는 MAU(월간활성이용자수)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패션 플랫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시면 24년도 5월 기준으로 에이블리의 MAU가 833만 명이기 때문이죠. 그 뒤를 이어서 무신사, 카카오스타일 이런 식으로 패션 플랫폼의 MAU 순위가 나오는데 오히려 큰 플랫폼이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게 봐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거래액 기준으로 한 1조5천억원 정도의 거래액이 나오고 있고, 2천600억원 정도의 매출이 나오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에이블리나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브랜디 등의 대부분 매출은 직접 물건을 사입해서 PB를 만든다거나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런 업체는 이제 무신사가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머지 업체들은 대부분 이런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오픈마켓이죠.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매출보다도 더 잘 보셔야 될 게 거래액이라고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릴 수 있고요.
거래액 1조5천억원에서 만약 이런 부분을 통제를 못한다면 업체의 매출하고 무관하게 전체 거래액에서 티몬, 위메프 같은 그런 사태가 또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에이블리 같은 경우에는 지금 누적으로 2천억원 이상의 영업 적자가 쌓여 있고 지금 한 543억원 정도의 자본잠식인 상태거든요. 자본잠식이라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누적 적자가 쌓여서 자기 자본 순자산까지도 다 갉아먹고 점점 밑으로 내려가는 겁니다.
일단 자본잠식이 된다고 하면 일반적인 상장 기업 같은 경우에는 상장 폐지까지도 갈 수 있거든요. 완전자본잠식 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이 자본잠식 상태를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지 그 부분이 조금 관건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패션플랫폼 중에서 가장 건실한 업체는 무신사로 지금 패션 업계의 쿠팡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패션업계 정산주기
특히 패션 같은 경우에는 정산주기를 잘 보셔야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G마켓, 11번가, 쓱닷컴, 쿠팡 등에서도 오픈마켓은 정산주기가 짧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무신사나 W컨셉은 정산 주기가 40일로 깁니다. 만약에 판매자 같은 경우에는 이번 달에 팔았으면 판매된 기간에서 40일 뒤에 정산을 해준다는 거죠. 반면에 카카오스타일이나 브랜디 같은 업체들은 5일 정도에서 보통은 늦으면 한 9일 정도까지. 그 정도에서 고객이 구매확정을 누르면 대금 결제가 나가는 편이기 때문에 티몬, 위메프 정도의 큰 파장이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발란은 정산 주기가 7일 15일 30일 이런 식으로 돼 있고 특히 에이블리 같은 경우에는 25일이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보다 조금 더 긴 면이 있습니다. 무신사나 W컨셉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가져가면서 정산주기가 40일인데, 몇 업체들은 현재 재무 구조가 안 좋은 상태에서 이렇게 결제 주기가 8일에서 한 달 가까이 간다면, 이 부분은 법적인 제도라든지 아니면 자체적으로도 이런 보완책을 마련해야 될 필요가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에이블리는 2천230억원을 투자받았어요. 그럼에도 자본잠식 상태인 건데, 이 부분을 사출하기 위해서 알리바바를 포함한 투자그룹에 2천억원 정도의 투자 MOU를 체결한 상태입니다. 아직은 MOU 단계이기 때문에 투자가 확정된 부분은 아니고요. 현재로서는 알리바바라든지 테무 같은 경우가 사실 중국 자본에 대한 의구심도 있고 정서적으로도 지금 좋지 않은 상황이죠. 물론 에이블리 측에서도 국내 자금을 유치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웠기 때문에 그쪽으로 방향성을 바꾼 겁니다.
다만, 과연 알리바바 그룹이 자사의 패션플랫폼도 있고 라자다라든지 여러 가지 플랫폼이 있는데 에이블리를 정말 진정성 있게 파트너로 키우려고 투자하는 건지, 아니면 국내 상륙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한 임시적인 방편인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에이블리는 상장을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 가운데, 1/4분기 때는 흑자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여태까지 누적 적자가 수천억원이지만 23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33억원까지는 나왔거든요. 다만, 이런 부분들은 어떤 정산에 대한 부분을 지연시킨다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본인들의 광고비를 절감한다거나 등 충분히 플러스로 보일 수 있는 요인이 있기 때문에 올 1년 내내, 하반기까지 실적이 어떻게 될지 관심 있게 봐야 합니다.
✔ 벼랑 끝, 명품플랫폼
가장 문제는 벼랑 끝에 몰린 명품플랫폼인데요. 여기서 제2의 티몬이나 위메프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캐치같이 명품 위주로 했던 패션 플랫폼도 문을 닫은 상태이기 때문에 제2의 캐치가 되지 않으려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참고로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이 전성기 때에 비한다면 고객 수가 3분의 1밖에 안 될 정도로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2020년부터 23년까지 연속으로 적자 규모가 지금 커지고 있고, 모두 수백억원대의 적자가 누적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명품은 이 업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백화점도 코로나 이후 22년까지는 그래도 25% 이상 고성장을 했다가 23년 들어서는 롯데백화점의 명품 신장률은 5%대로 떨어졌고요. 신세계 같은 경우에는 0.3%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명품에 대한 소비 자체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는 것도 이슈가 될 것 같아요.
구조적으로 이런 문제점이 단기에 해결되기는 좀 어렵다고 보고요. 다만 지금 명품플랫폼이라고 전부 다 실패하는 게 아니라 젠테라는 업체가 있는데 22년도 309억원에서 23년도 488억원 그리고 올해 같은 경우에는 1천억원대. 명품 플랫폼 중에서 유일하게 1천억원대를 돌파하기 위해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징은 데이터입니다. 기존에 있는 명품플랫폼들이 직접 명품을 사입해서 매출 규모를 키워 나가다가 재무적인 부담 때문에 사입을 포기하고 이제는 수수료 방식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방식이듯 젠테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나 조금 더 데이터 기반의 기업으로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에 있는 부티크, 특히 이탈리아에 있는 부티크 즉 명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100개 이상의 이탈리아 부티크들하고 연동하면서 그들의 재고 데이터를 빠른 시간, 5~10분 안에도 재고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가장 최신 상품을 국내 고객들한테 연결해 주는 플랫폼으로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하고는 차별화된 모습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이탈리아를 벗어나서 영국이라든지 프랑스까지도 확장할 계획이 있기 때문에 차별화된 데이터 기반의 이런 플랫폼들이 활성화되는 이런 시장으로 명품플랫폼도 바뀌어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무신사의 전략
서두에 언급했듯, 2개의 안전한 업체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W컨셉입니다. 신세계 이마트 그룹이 인수했던 곳이기 때문에 재무건전성도, 그 기업이 보증하는 부분이 물론 있고요. 이 W컨셉은 동대문 패션이 아니라 신규 브랜드, 특히 1천400개에 달하는 브랜드들을 육성하면서 브랜드 인큐베이팅이라고 그러죠. 신생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면서 고객들한테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최근에는 유사한 컨셉으로, 무신사가 인수한 29CM에 조금 밀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29CM가 조금 더 디자이너에 대한 차별화도 조금 더 잘 해 나가는 부분도 있고, 홈페이지도 마치 패션 매거진을 보는 것처럼 감성적으로 접근하면서 젊은 여성 고객들을 많이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남성 고객들 위주의 무신사에서 29CM가 등장하면서 여성 고객까지도 흡수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지금 W컨셉의 부채비율도 올라가서 300%대 이상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W컨셉도 향후에는 조금 더 이런 신중하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신사는 패션 시장에서 메기, 쿠팡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에이블리, 카카오스타일, 브랜디 같은 동대문에서 중저가로 구매하고 연결해 주는 그런 플랫폼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던 반면에 무신사 같은 경우에는 직접 옷을 제작하기도 하는 전문몰 커머스거든요. PB를 직접 만들고 무신사스탠다드 오프라인 스토어들을 많이 오픈하면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나가고 있는 게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거기다 온라인 플랫폼 전략 같은 경우에는 29CM를 필두로 해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계속 활성화시키고 있고요.
또한 오프라인은 서울의 성수동, 한남, 홍대 등 젊은 층이 밀집한 핫플레이스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요즘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이들의 성지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가 바로 성수동인데 이 성수동에 무신사캠퍼스 N1, 무신사스튜디오 성수, 무신사테라스 성수 여러 가지 무신사의 자회사, 오프라인 시설들을 운영하면서 패션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게 무신사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이고요.
이걸 도시 플랫폼 전략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즉 오프라인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그 오프라인을 어디다 만드느냐 가장 젊은 층이 선호하는, 젊은 층의 성지라고 불리는 그런 장소에 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놓으면서 패션을 어떻게 보면 리드해 나가는 경쟁력, 독창력 때문에 무신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교두보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신사와 나머지 쇼핑몰에 차이점을 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에이블리, 카카오스타일 등은 발견형 쇼핑인데요. 고객들이 누가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그 고객한테 최적화시켜서 10대 여성 고객, 20대 남성 고객 그 고객의 구매 패턴 등의 데이터에 맞춰 맞춤형으로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반면에, 무신사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이 아니라 패션플랫폼 자체가 브랜드를 육성하고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끌어오는, 즉 목적형 쇼핑입니다. 그게 이 무신사의 성공 비결 중 하나였습니다.
월별로 어떤 옷이 많이 팔릴 것 같으면 아예 그쪽에 집중적으로 패션 아이템을 육성하고 브랜드를 새롭게 신규로 들어와서 고객들에게 먼저 소개를 하고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던 게 무신사의 강점이거든요. 게다가 엠버서더 전략을 구사하고 있죠. 엠버서더 전략이라는 건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뉴진스 같은 경우가 굉장히 뜨기 전이었는데 이미 2~3년 전에 계속 후원을 하기 시작하면서 뉴진스를 통해서 무신사 옷을 계속 홍보한다거나, 이번에 올림픽도 마찬가지고,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고 단복 디자인에 참여하는 겁니다. 단순하게 연결해 주는 업체가 아니라 ‘토탈 디자인을 통해서 패션을 리드해 나간다’ 그렇게 자리매김한 게 굉장히 컸고요. 주요 패션 전문몰 커머스들이 MAU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무신사는 견조하게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들 덕분입니다.
전체 이커머스 시장도 쿠팡 등 몇몇 업체들의 독과점 체제인 것처럼 온라인 패션 시장도 전체 10조원에 가까운 거래액이 무신사 ,에이블리 등 몇몇 업체에 편중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플랫폼들 내의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 과정에서의 판매수수료가 패션플랫폼들의 주요 매출원이 되고 거기에다 마케팅비 등의 판매관리비를 차감하면 영업이익이 나오는 구조인데 앞서 언급한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3.6%로 만성적인 적자구조로 운영 중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즉 패션플랫폼은 무신사 같은 업체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업체들은 조금 불안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때문에 앞으로는 매출 드라이브가 아니라 누적 손익을 관리하거나, 정산주기를 짧고 안전하게 가져간다거나 이런 곳들이 선택받는 것이 트렌드가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