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물류 피해도 속속 감지

티메프 사태를 보면 가지고 있던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8/1 목요일 로지브릿지 뉴스레터입니다
2024/8/1 목요일
 
 
 
어떤 위기나 난관에 부딪혔을 때,
고정관념은 평상시 유능했던 사람을
형편없이 무능하게 만들어버린다.
 
- 故 정주영 회장 -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가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인터파크트리플도 브랜드 명에 따른 연쇄적인 피해를 예상해 ‘인터파크’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요. 플레이오토에서도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지원을 종료했습니다.

 

지난 뉴스레터 <티메프발 이커머스 판도 변화 (f. 양극화)>에서 다뤘듯, 같은 계열사 외에도 추가적인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셀러에게 닥친 피해의 종류와 정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은 셀러에서 물류사까지 이어지는 관점에서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셀러 '대혼란'

 

티메프 사태 이후, 셀러인 지인에게도 피해가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정산 지연 사태가 논란이 되기 전에 이미 물건을 뺐음에도 수백만원 단위의 금액이 미정산된 걸 확인했다고 알렸습니다. 이미 이전부터 일부분 정산이 지연된 사례가 있었으며, 돈 단위가 크지 않은 셀러들은 그나마 피해가 덜했지만 중요한 건 플랫폼에 대한 특성이라고 전했는데요.

 

셀러들은 자신의 상품 카테고리나 특성에 따라서 적합한 플랫폼에 집중하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을 셀러들이 존재한다는 점. 티몬과 위메프는 올해, 그리고 최근 행사를 진행한다며 자체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친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용산전자상가에는 피해가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해 티몬과 위메프가 공격적으로 최저가 경쟁을 펼치면서 원가에 가까운 수준으로 팔 수 있도록 해 온라인 총판 셀러들의 입점을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티몬과 위메프의 매출 비중이 높았던 혹은 높아진 셀러들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피해액이 생기게 된 거죠. 셀러 지인은 특히 최근 행사 때 유입된 셀러가 많고, 다른 플랫폼에서 판매하던 물량까지 끌어온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셀러들이 자금을 받지 못하면 다른 플랫폼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영세한 셀러일수록 정산 주기에 따라 납품할 수 있는 일정과 수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티몬과 위메프에서 몇 만개의 리뷰를 가지고, 어느 정도 입지를 쌓았던 셀러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득이하게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동시에 이커머스 플랫폼의 재무상태, 수수료, 정산, 물류, 소비자 특성 등 고려해야 할 것이 1~2가지가 아니고요.

 
(물류기업 입장에서는 경쟁사로의 물량 이탈도 대비해야 합니다)
 

✔ 결국 물류까지도

 

아직까지 물류업계는 뚜렷한 피해가 확인되진 않는데요. 다만, 지역 단위의 택배 대리점이나 영세한 규모의 물류기업들은 셀러들의 유동성 악화로 물류비를 정산 받지 못하거나 셀러의 파산으로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의 영향이 예상됩니다. 여러 셀러의 물량을 모아서 지역의 택배 대리점 혹은 택배기사랑 계약을 맺는 공유사무실, 이와 유사한 경우에는 택배 계약단가가 달라져 추가적으로 셀러들의 피해가 생길 수도 있죠.

 

단기적으로는 온라인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오프라인 실물 거래 선호, 소비 위축 등의 변화도 결국 택배 물동량이 감소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또한 일부 풀필먼트, 3PL 기업들의 경우에는 줄도산으로 인해 정산 받지 못한 재고를 떠안는다든지 등 셀러가 무너지면 물류도 휘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물류업계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셀러와 소비자들은 티메프 사태로 인해 안전한 대형 플랫폼으로 옮겨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뒷단의 물류까지도 함께 이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쿠팡의 물류 관련 제휴사 KCTC, 동방 등의 주가가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죠.

 

쿠팡은 로켓배송, 로켓그로스를 통한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또 다른 수혜기업으로 언급되는 네이버도 NFA(Naver Fulfillment Aliance)를 통해 협력사들이 물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셀러와 소비자들의 이동에 따라 물동량이 이동할 수밖에 없으며 각 택배사의 물량이 경쟁사로 이탈하거나, 영세한 곳들의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CJ대한통운과 쿠팡은 상황을 더욱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쿠팡은 자체 물량을 바탕으로 택배 상위 사업자로 등극했으며,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신세계그룹과도 최근 제휴를 맺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커머스 판도의 변화는 물류산업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겁니다.

 

✔ SGY컴퍼니 윤성구 대표(물류학 박사)의 코멘트

 

티몬이나 위메프에 채널에 판매하는 혹은 그런 화주사와 거래하는 택배 대리점이나 택배 SM들은 판매대금이 중단된 상태기 때문에 택배 비용을 입금할 수가 없는 상황이죠. 화주사로부터 돈을 받아서 차액을 본사에 입금해야 하는 구조인데, 이렇게 되면 대리점이나 SM은 본사에 비용을 낼 수가 없으니까 고스란히 택배 대리점에서 비용을 끌어안게 됩니다. 결국은 경제적으로 적자가 불어날 수밖에 없고요. 이 비용적인 부분이 가장 클 것 같습니다.

 

또한 택배사들 입장에서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하고 있는 물동량 자체가 줄어들죠. 그러면 직접 배송을 하는 택배기사들, 이걸 집하하는 택배기사들의 수입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칩니다. 사실상 가장 밑단에 있는 택배기사들이 물품을 보내고, 택배 비용에 대한 채권 회수를 할 수가 없다는 것. 그로 인해서 택배종사자들, 대리점주들, 택배사들은 많은 비용이 물리게 되고 결론적으로는 이 비용을 감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 무너지지 않을 탑

 

티메프 사태가 촉발된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정산입니다. 덕분에 빠른 정산이 강점이었던 네이버가 눈길을 끌고 있고요. 동시에 한진이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실제 이번 사태를 향한 내용은 아니더라도 선제적인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보도자료의 골자는 한진이 휴일 배송을 확대한다는 건데요. 특히 휴일 배송을 제공했던 네이버 쇼핑의 NFA, 미국 직구를 비롯해 C커머스까지 채널을 확대합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중소형 커머스의 셀러나 소비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을 고려하면 자금력 있는 해외플랫폼, C커머스의 국내 유입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가 될 수 있겠죠.

 

물류기업들도 현황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설마 큰 기업이 어떻게 되겠어’라며 쉬쉬하다가 티몬과 위메프가 지금의 사태에 이르고, 다른 적자에 시달리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물류기업들도 투자를 받아 선제적으로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거나, 거래처 확보를 위한 저가수주 등 적자를 감수한 출혈경쟁을 벌이기도 하죠. 이번 사태와 같이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당장 화주의 입출고가 막히는 등의 피해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티메프 사태를 보면 가지고 있던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100%는 없다는 거죠. 당장 어떤 영향이 올지 알아보고 대응해야겠지만, 이후 개편될 시장에서는 무너지지 않을 탑을 어떻게 쌓을지 돌아보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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