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국제공항 추진의 씨앗은 2015년부터 이어져 온 ‘수원군공항’ 이전사업입니다. 2015년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을 국방부에 건의했고, 국방부는 이를 받아들여 2017년 예비 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했습니다. 그러나 화성시가 이 결정에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2년 동안 큰 진척이 없었죠.
수원시는 왜 군공항을 이전하려 할까. 공군 제10전투비행단(군공항)은 1954년에 수원 권선구 장지동 일대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소음피해와 이로 인한 국가 보상금, 고도제한에 따른 지역 발전 저해 등의 문제가 일었죠. 지금은 화성시 병점동까지 소음피해가 발생하고 있고요.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 사업이 장기간 표류되자 2019년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병행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경기도시공사에서 자체 예산으로 용역을 진행해 사업성을 검토한 결과, ‘화성시 화옹지구’에 민간공항을 건설할 경우 ‘비용대비 편익(B/C)'이 2.36(1이상이면 경제성 있음)으로 나왔죠. 인천공항이 2040년에는 여객 포화상태가 예상되며, 김포공항 역시 증편이 어려운 상황이라 이를 대체할 공항으로 ’경기 남부권 신공항(가명)‘을 추진한다는 논리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화성시는 소음문제, 화성호의 생태적 가치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여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경기국제공항 추진’으로 갈등은 다시 불거졌습니다. 또 지난해 말 김진표 국회의장이 ‘수원 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첨단연구산업단지 조성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법안의 골자는 수원군공항을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하면서 민·군 겸용 국제공항을 설립한다는 겁니다. 기존 부지에는 첨단 R&D(연구개발) 기업이 집약된 'K-실리콘밸리‘를 조성해 수원시와 화성시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건데요. 하지만 수원시는 경제성을 근거로, 화성시는 소음피해나 고도제한 등 동일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 때문에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 찬성 및 반대 이유
이는 지난 총선까지 이어져 각 예비후보 공약의 뜨거운 감자가 됐었는데요. 여전히 수원시는 찬성, 화성시는 반대를 고수하는 까닭입니다.
수원시는 경기국제공항과 이를 연계한 인프라들을 고려하면 취업유발을 비롯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먼저 인천국제공항의 사례를 들었는데요. 인천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 영종, 청라지구)은 인천 국제공항의 영향으로 481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났으며, 외국인 직접투자로 144억달러(약 20조원)를 유치했습니다. 인근 지역의 관광·레저산업도 지속발전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수혜를 보고 있죠.
또한 경기 남부권에는 삼성전자(화성, 평택, 기흥), SK하이닉스(이천, 청주) 등 고부가가치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어 공항, 즉 항공물류와의 시너지효과를 전망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경제발전의 메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죠. 활주로를 통합 이용하는 민·군 통합공항은 상대적으로 최소한의 비용이 투입된다는 점과 인구 1360만명이 거주하는 경기지역 공항의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고요.
반면에 화성시는 경기국제공항이 들어설 경우 화옹지구의 자연적 가치가 훼손된다고 주장합니다. 화성습지를 포함한 화옹지구는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할 것을 권고할 정도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는 거죠.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자연유산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한국의 갯벌’이 있습니다.
자연적 가치는 최근 경기연구원의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데요. 경기연구원에서 올해 2월2일 발행한 ‘경기-충남 쌍둥이 습지공원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수원비행장을 이전할 경우 경기만 갯벌 매립이 대규모로 필요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수원시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없다며 정정 요청했고요.
더불어민주당 화성시(갑) 송옥주 국회의원은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 완전 백지화’를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으며, ▲첨단농업클러스터 조성 ▲농·어업 및 축산분야 복지제도 확대 등 화성 서부 농어촌지역 발전 방안과, ▲서해안 해양관광벨트 및 역사문화벨트 조성 ▲화성 생태도시 조성 등 화성 서부를 해양·자연·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도시로 만들 계획입니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국제공항은 수원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은 아니며, 경기국제공항 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요. 대한민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83%의 부가가치가 경기도에서 나오고, 반도체 물량의 95%는 항공화물로 수송하니 공항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관련 용역 결과는 8월에 나올 계획으로 공론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