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트레이딩
무신사트레이딩도 빠질 수 없습니다. 무신사트레이딩은 브랜드비즈니스 전문 자회사로 편집숍인 '엠프티(E()PTY)'와 '유통'이라는 두 가지 주요 사업으로 나눠집니다. 쉽게 말해 국내외 브랜드를 발굴하고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형태인데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성수의 엠프티 매장에 방문하면 실제로 모르는 브랜드가 더 많습니다.
한편, 유통이라는 측면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를 잇는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노아', '디키즈', '잔스포츠', 독일의 '032C' 등의 공식 유통을 맡으며 플랫폼에 입점시키거나, 국내 최초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고 있는데요. 기존에는 국내에 공식 판매처가 없어서 직구, 구매대행 등 별도의 노력이 필요했던 브랜드들이기에 소비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MD경쟁력이기도 하고요.
✔ 사진 커뮤니티
무신사의 시작이 사진으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였다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도 이 사진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앱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죠.
'스트릿 스냅'은 무신사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각 지역, 156명의 리포터가 직접 촬영한 스타일링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길거리에서 스타일이 좋은 사람의 허락을 구하고, 촬영해 업로드하는 거죠. 이들이 착용한 제품 혹은 비슷한 제품을 연동해서 구매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입점한 브랜드가 많다는 특장점은 여기서도 활용이 되는 거죠.
또한 SNS처럼 스타일링 이미지를 직접 업로드하는 '무신사 SNAP'에서는 챌린지 이벤트를 열어 게시물 업로드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도 기준을 통과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무신사크루'를 선정해 활동비용을 지급하며, 지속적으로 이미지 콘텐츠를 창출하고 있죠.
무신사는 제품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온라인의 단점을 다수의 '후기 이미지'로 극복한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제품을 착용한 전신 이미지가 필수적인 '스타일' 후기는 2천원, 제품만을 촬영하는 '사진' 후기는 1천원, 텍스트만 작성하는 '일반' 후기는 500원의 적립금을 제공하는데요. 과거에는 앱만 접속해도 100원의 적립금을 제공했으나 10원으로 줄어들고, 일종의 미션 형태로 제공하는 등 어려워져 적립금을 위해서는 후기 작성이 필수가 됐습니다.
이렇게 무신사는 패션 콘텐츠, 그중에서도 이미지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있는데요. 후기의 유의사항과 스냅의 콘텐츠 저작권을 자세히 읽어보면 방향성을 알 수 있죠.
✔ 글로벌 콘텐츠
후기의 업로드 유의사항에는 '작성하신 후기는 무신사 및 무신사 글로벌 이용자에게 공개됩니다'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공지사항의 SNAP 콘텐츠의 저작권 항목에서도 '회원은 SNAP 서비스에 게시한 SNAP 콘텐츠를 무신사가 서비스 및 영리목적 사업과 관련하여 해당 콘텐츠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전 세계적으로 비독점적으로 무상으로 사용할 권리를 허락하며, 이를 양도할 수 있음에 동의합니다'라고 적혀있죠.
실제로 '무신사 글로벌'에 접속하면 한국인들의 후기가 다수 존재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구매를 돕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반대로 해외 소비자들의 후기 사진을 국내에 소개할 수도 있겠죠. 소비자들이 스타일을 참고하기 위해 방문하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나, 핀터레스트 등이 별도로 없어도 무신사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무신사트레이딩과 사진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방향성은 궤를 같이합니다. 글로벌 브랜드를 국내로 수입하고, 국내 브랜드를 해외로 수출하면서 경쟁력 있는 패션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 브랜드들의 후기 사진까지 확보하면서 소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거죠. 해당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도 사진으로 핏, 재질 등을 파악하기 수월하고요. 나이키와 같은 거대 글로벌 브랜드의 입점은, 또 다른 글로벌 콘텐츠를 생성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 따라올 수 있나?
지난 뉴스레터에서 다뤘듯, C커머스(중국발 커머스)는 패션 카테고리를 공략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무신사는 C커머스가 따라오기 어려운 지점을 강화하는 것 같습니다. 쿠팡이 이미 국내에서 경쟁자가 따라오기 어려운 물류인프라를 구축한 것처럼 말이죠.
특히 브랜드 '철학'이라는 측면에서 아직 글로벌 입점이 활발하지 않은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고, 이를 통해 후기 이미지를 대량으로 쌓는다면 빠르게 따라잡기는 어렵겠죠. 동시에 국내에서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 무신사스탠다드를 필두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듯 보입니다.
한편,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만큼 '물류'도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자회사 '무신사로지스틱스'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듯 보이지만, 지난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익일배송, 무료교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러스배송'을 11월 일시 종료하고 올해 1월 다시 재개하기도 했거든요. 또한 플러스배송 상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돼 아직은 물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 무신사 홍대 오픈에 앞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한문일 대표는 "무신사가 전체 물량을 직접 배송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자금 계획을 세우는 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2025년까지는 IPO(기업 공개)를 진행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공언하기도 했죠.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넉넉한 자금이 필요한 올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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