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종수 : 여기서 쿠팡과 잠깐 비교해 보면 파페치를 말씀드릴 수 있겠죠. 한때 33~34조원의 기업이 지금 시가총액이 1500억원 정도, 150분의 1 정도로 떨어졌더라고요. 쿠팡이 그 기업을 6천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인수했어요. 우려도 많았죠.
사실 네이버처럼 확실하게 미래에 대한 담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가 된 거라 언젠가는 효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어떤 식으로 보충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쿠팡은 파페치 인수 이후로 고전하고 있는 반면에 네이버는 오히려 포시마크 인수 전후로 다시 주가가 회복되면서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고요. 이 부분이 양사 간의 포인트입니다.
◆조철휘 : 역시 소비시장은 타이밍 싸움입니다. 명품시장이 5200~5300조원의 시장이라고 하는데 중국이 당연히 1위고, 국내 시장은 사이즈가 작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디플레이션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고, 올해 연말까지도 소비시장 침체는 계속 갈 것 같습니다. 명품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쿠팡은 파페치 인수로 주춤했고, 네이버는 포시마크가 성장세로 돌아서는, 이 타이밍이 달랐던 것 같아요.
자료제공 : 유통의신 마종수 교수
◆마종수 : 사실 네이버와 쿠팡을 비교할 땐 국내 시장만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어요. 물론 전략은 다르죠. 네이버는 국내보다도 오히려 해외로 가고 수수료를 확대하면서 거래액에 힘을 빼고, 매출과 이익으로 가는 거고요. 참고로 네이버는 4분기에 포시마크를 제외하면 4%대 성장을 했는데 국내 이커머스 성장률이 8%였으니까 오히려 하회한 거거든요. 근데 쿠팡은 지난해 3분기에 여전히 21% 성장했습니다. 올해로 오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요.
2020년도에는 네이버가 조금 더 점유율이 높았죠. 21년도부터 쿠팡이 조금 더 올라갔고, 23년도 1분기 때는 쿠팡이 21.8%, 네이버가 20.3%였어요. 지금은 실적 발표가 다 나오지는 았지만 거의 23:20 정도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거래액에서는 힘을 빼면서 매출과 이익으로 간다는 게 확실해진 거고, 쿠팡은 아직까지는 거래액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거죠. 30%가 넘어가면 완벽한 1위 체제가 되거든요. 30%가 되면 바잉파워나, 선두주자로서 이점이 있기 때문에 쿠팡은 여전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네이버는 커머스 부문에서 쇼핑라이브, 네이버펫, 장보기서비스, 브랜드직영관, 패션타운, 원쁠딜, 도착보장 서비스 등을 무료로 오픈했다가 이제 수수료를 차츰 받고 있거든요. 특히 도착보장 서비스는 신청한 업체들에게 수수료를 2% 받는다든지, 브랜드에게는 4%를 받는다든지 이런 방식입니다. 네이버는 IT, 마케팅솔루션이 강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이익을 내면서 쿠팡과 다른 길로 가기 위한 전초전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철휘 :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에서 경영을 다각화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국내시장에서 해외로 확대하면서 M&A를 하든, 시장성 있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고객 앞으로 모든 것을 전진 배치해서 객단가를 올리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는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쿠팡과 네이버의 전략은 다른 부분이 많죠)
✔ 알·테·쉬는 파트너
◆마종수 : 맞습니다. 한편,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국내에 진출했을 때 네이버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실제로 네이버 컨퍼런스콜에서 하면 완전히 상반된 얘기를 합니다. 경쟁상대로서 위기의식은 있지만, 좋은 전략적 파트너로 생각한다고 답하거든요. 광고주로서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거죠.
실제로 테무는 이미 페이스북에 조 단위의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바라는 것은 그들이 국내 시장으로 빨리 와서 오히려 파이를 키워서 본인들의 앱, 플랫폼을 이용해서 광고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사실 국내 셀러들이 됐건, 알리, 테무 다 상관없이 네이버를 통해서 광고를 많이 하고, 유입된 고객을 다시 알리나 테무로 끌어가는 그런 방식으로 광고를 확대시키면서 이익을 올리는 것이 네이버의 2024년 전략이라는 거죠.
쿠팡이나 G마켓이 긴장하고 있는 반면에 네이버는 오히려 미소를 짓고 있는 까닭입니다. 네이버는 직접적인 플레이어로 전투를 벌이기보다는 한 발자국 빠져나가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철휘 : 우리나라의 검색엔진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독보적이죠. 일본은 야후재팬, 전 세계로 보면 구글인데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 광고나 노출을 시켜야 하니까 이 부분에서 네이버의 강점이 살아날 겁니다. 단계적으로 진출 전략을 잘 만들어가는 것 같아요.
◆마종수 : 네이버는 서치플랫폼, 광고 기반으로 매출이 23년도 기준 3500억원 정도인데 전년과 비슷하거든요. 광고시장이 많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이제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시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커머스 부문에서 네이버와 쿠팡을 붙여서 얘기했지만 전사적으로 보면 사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통적인 라이벌입니다. 그 부분에서 최근 주가에 대한 이슈가 많은데요.
✔ 카카오는 지금
◆조철휘 : 3천만명 이상이 카카오톡을 쓴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매출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 매출이 5조3천억원, 카카오가 4조1500억원 정도였거든요. 2021년도 정점일 때 시가총액이 73~74조원 정도가 됐습니다. 그때 당시 카카오가 74조원 정도로 네이버를 앞섰는데 이후로 주가가 빠지기 시작했고요.
현 시점에는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33조원 정도, 카카오는 26조원 정도입니다. 그래서 카카오가 여기서부터 힘들어질 것 같아요. 주가가 최고치일 때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를 만들었는데 잘나가다가 카카오페이의 최근 시가총액이 6조원대, 카카오뱅크는 13조원 정도가 됐어요.
매출 규모로 따지면 카카오페이는 23년도에 6166억원을 예상하고 있는데 영업손실은 475억원 정도고요. 카카오뱅크의 매출 규모는 1조6천억원 정도, 이익률은 20% 정도 나오고요. 그런데 이 두 기업이 상장할 때 주가가 많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카카오도 같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와 다르죠.
자료제공 : 유통의신 마종수 교수
◆마종수 : 맞습니다. 한때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카카오가 삼성전자 바로 다음 2위였거든요. 불과 3년 만에 네이버보다 낮아졌고요. 거기에는 이익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카카오가 22년도 3분기 누적으로 4800억원 정도 나오던 게 23년도 3분기 누적 3248억원으로 확 떨어졌죠. 반면에 네이버는 22년도 3분기 누적으로 9681억원, 23년 3분기까지 1조833억원이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회사의 볼륨도 중요하지만 영업이익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시대로 넘어갔다는 겁니다.
카카오가 사실 과도하게 투자한 부분도 있었고요. 차입도 많이 해서 이자를 내면서 성장한 것도 있습니다. 반면에 네이버는 벌어들인 돈을 기반으로 재투자했기 때문에 이자비용이 적게 나왔고요. 카카오는 계열사도 많아서 상권침해, 사회적 이슈 등 그 기업들조차도 시너지가 부족했습니다.
다만, 카카오톡의 경우 톡딜이나 공동구매 등을 중심으로 해서 연간 6조원 정도의 거래액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활성화시킨다면 다른 형태의 소셜커머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조철휘 : 네이버는 4~5년 동안 영업이익을 거의 1조원대, 15%를 유지한 반면에 카카오는 거의 4~5천억원, 5%대입니다. 22년도에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매출이 좋았으나 23년도에는 유통 물류 이커머스 기업들의 매출이 떨어졌거든요. 와중에도 두 기업이 선방한 건 잘한 거지만, 올해도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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