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의 경쟁자
◆조철휘 : 핀둬둬(그룹)죠. PDD홀딩스.
◆마종수 : 핀둬둬는 사실 ‘다 함께 모여, 모여’라는 뜻인데, 처음에는 농산물을 연계하는 사이트로 시작했고, 성공적으로 운영이 됐거든요. 중국에서는 해안가에 있는 베이징, 상하이 등이 1선 도시,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낙후된 지역을 3, 4선 도시라고 하는데 이 지역에서 농민들 살리기로 출발했던 기업이거든요. 지금은 어마어마하게 성장했죠. '공동구매'와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쇼핑몰을 만들었는데 이게 바람이 분 거죠. 가격 자체가 징동닷컴, 알리바바보다도 저렴하게 판매했고, 구매자 10명이 모이면 50% 할인, 20명이 모이면 80% 할인 이런 요소를 도입해서 성공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테무라는 사이트를 만들었죠. 테무는 'Team Up, Price Down'이라는 뜻으로 핀둬둬와 비슷해요. 여러 명이 모이면 가격이 다운된다는 뜻인데 철저하게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서 만든 사이트거든요. 2023년 8~9월에 불과 몇 개월도 안 된 시기에 거의 1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만들어냈습니다. 현재 아마존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는 게 테무고, 그 테무가 국내에 들어왔다는 거죠.
아직 매출로는 견줄 수 없지만, 사용자만 본다면 미국시장 전체 앱 다운로드 순위 1위입니다. 여기서 재밌는 부분은 2위가 틱톡의 캡컷이에요. 캡컷은 틱톡에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편집하는 앱입니다. 3위는 쉬인이에요. 미국에는 인스타그램 등의 엄청난 앱이 많은데 다 눌러버리고, 중국의 기업들이 미국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그중 1위가 테무라는 거죠. 원래 국내는 사실 그렇게 큰 신경을 안 썼어요. 오직 미국시장을 공략하면서 보스턴에 본사를 만든 회사였거든요.
◆조철휘 : 테무의 전 세계 다운로드 수는 약 3억건으로 2023년 최종 데이터 기준, 1위가 테무, 2위가 쉬인, 4위가 알리익스프레스입니다.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 중남미, 중동, 일본, 한국 등 각각 보더라도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가 대부분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죠.
◆마종수 : 맞습니다. 사실 핀둬둬는 이미 중국에서 자리를 잡은 상황이고, 테무는 핀둬둬와 유사하게 만들면서 직매입을 강화한 거거든요. 원래 핀둬둬는 오픈마켓 형태로 공장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었습니다. 테무가 조금 더 발전시킨 모델이라고 볼 수 있죠. 흔히 B2C(기업-개인), C2C(개인-개인)를 얘기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개념은 C2M(Customer to Manufacture)입니다. 원래는 비즈니스로 표현했는데 이젠 비즈니스가 아니라 뒷단에 있는 제조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한다는 거죠.
그래서 테무를 바라볼 때 무서운 게 '로켓배송'입니다. 우리가 얘기하는 알리익스프레스나 그 밖의 회사들은 대부분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는데, 테무는 직매입하고, 제조까지 합니다. 테무는 중국 공장 중에서도 유명한 공장들을 모으고, 판매하면서 효율을 보고, 인기 있는 상품을 제조하게 하고, 막대한 물량을 사입하는 방식이거든요. 광저우에 직접 물류센터를 짓고, 대량으로 물류센터를 채우는 겁니다. 약 3만개 정도의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있고요.
◆조철휘 : 여기서 확인해 볼 중요한 지표가 있습니다. 2023년 미국 이커머스 브랜드의 광고비용에 대한 내용인데요. 아마존이 2023년 1~11월까지 6억달러(약 7900억원) 이상 지출했는데, 테무가 전년대비 17배 증가한 5억1천만달러(약 6700억원)로 바짝 쫓아왔습니다. 쉬인은 3억7천만달러(약 4800억원)고요.
◆마종수 : 맞습니다. 광고비용을 엄청나게 쏟아붓고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슈퍼볼 광고도 하고 있고요. 미국 같은 경우, '테무는 90% 세일'이라는 문구가 정말 많이 뜹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블랙프라이데이가 20~50%인데, 여기는 90%라고 하니까 궁금해서라도 들어가 보겠죠. 심지어는 누군가를 소개해 주면 무료로 물건도 주고요. 게임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결국 '테무의 비즈니스모델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 점을 보셔야 합니다. 왜냐면 테무가 광고비만 하더라도 어마어마하게 쓰고 있고, 이외에도 적자가 커요. 전체 물건 판매액 중 30% 이상이 반품, 폐기되고 있거든요. 연간으로 보면 테무는 1조원 정도를 무료배송, 반품 폐기 등에 사용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손실을 보면서까지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는 건데, 그 기업이 국내에 들어왔다는 거예요. 테무는 어차피 직매입이고, 직접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쿠팡과 같이 시장을 장악하고 나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정리하면, 1688(닷컴)은 세계의 공장을 우리나라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거고요. 테무는 그 공장에 있는 물건들을 제조하게 하고, 직접 매입해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알리익스프레스보다도 가장 무서운 건 1688과 테무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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