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과 유재일.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다른 듯 보이는 두 사람 간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를 기반으로 쇼핑몰을 운영한다는 점인데요. 김어준은 <겸손은 힘들다몰>을, 유재일은 <유아트몰>을 운영 중입니다. 자신들의 두터운 팬(시청자)층을 '쇼핑몰'이라는 공간으로 재유입시켜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이죠. 이들 영상을 보면 쇼핑몰 유입을 유도하는 제품 '태그'가 소개되어 있는데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은 브랜드와 협업해 론칭한 '가방'을, 유재일은 스킨이나 티백(도소매) 등을 '태그'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정치와는 무관한, 유쾌한 가족들의 일상을 그린 '순자엄마'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동일하게 <순자엄마몰>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영상 하단에 파김치, 포기김치 등을 태그하여 자사몰로 유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순자엄마몰의 경우 앞서 두 채널과는 달리,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지 않고, 전문대행사를 통해 협업을 이루고 있습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서는 순자 어머니의 오랜 김치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의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하여 극강의 맛을 구현해낸 김치 브랜드라고 소개하는데요. 하지만 실제 제조원은 홍천에 위치해 있고, 유통 전문판매원은 서울에 있습니다. 브랜드와 유통, 제조가 각각 분담되어 궁극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습입니다.
이들 세 채널의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쇼핑몰 구축을 도와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쇼핑몰 하단에 Hosting by Cafe 24 Corp.라고 표기하고 있는데요. 이와 유사한 사례는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카페24가 공식 채널을 통해 소개한 사례를 보면, 공구왕 황부장(86만명)을 비롯해 긱블(116만명), 채널주인 부재중(113만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셀러로 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독자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주제에 특화된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온라인 커머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도 있는데요. 낚시 용품을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이대표의 피싱기어(6.35천명)'가 대표적입니다. 이 채널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을 태그하고, 제품의 성능과 기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충성고객 확보에도 용이하죠.
✔ 구글 + 네이버 = 카페24
카페24는 12월 5일 전자공시에서 구글 인터내셔널 LCC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카페24 측은 구글과 사업제휴 관계를 강화하고, 커머스 분야에서의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 자본 제휴관계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증자를 통해양사가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의 범위 및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 자금을 조달하고, 재무구조를 건실화하는 것을 이번 투자유치의 배경으로 강조했습니다.
지난 11월 14일 발표된 분기 보고서 기준, 카페24의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단일) 최대주주는 지분 14.76%를 보유한 네이버입니다. 재밌게도 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 모두 카페24와 협력해 '이커머스'를 강화하려는 모습입니다.
네이버야 스마트스토어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카페24와 협업을 했다 하더라도, 구글은 왜 이커머스 플랫폼 파트너로 카페24를 선택했을까요? 정확히는 카페24만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카페24 이외에도 Shopify, Spreadshop, Spring 총 네 개의 플랫폼 중 한 곳과 연동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카페24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유튜버 연동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잘 알려져 있죠.
카페24와 유튜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무료라는 점이죠. 누구나 무료로 카페24를 이용해 상점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도 창작자 누구나 쉽게 무료로 진입할 수 있죠.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두 기업은 닮았습니다. 와이즈앱 조사(추정)에 따르면 한국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1위는 유튜브로, 2위 카카오톡과의 격차는 2배 이상입니다. 카페24를 이용하는 플랫폼 고객은 200만곳(개인 혹은 기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며,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점유율)은 60%가 넘는 것으로 보입니다. 카페24와 구글이 만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는 명확합니다. 가장 오랜 기간 체류하는 앱에서 쇼핑몰 셀러들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대규모 '온라인 장터'가 열리는 셈입니다.
네이버가 자사의 '스마트스토어' 점유율 이탈을 우려한 견제에 나서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네이버가 단일 주주로는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특수관계자인을 더한 지분은 25.17%로 여전히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의 입김이 강한 상황이죠. 때문에 앞으로 카페24와 유튜브의 '초당적 협력'은 어떤 형태로든 강화될 것이 뚜렷해 보입니다.
(D2C사업은 협업이라는 측면에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 기회와 위기의 공존
앞서 양사는 '무료'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플랫폼이라는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했는데요. 그러면 돈은 어디서 벌까요? 잘 알다시피 유튜브는 광고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취합니다. 카페24도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결제(PG) 수수료를 수익으로 취하죠. 그러면 두 기업이 서비스를 연동하면 각각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우선 온라인 쇼핑에서 발생하는 거래액 자체가 커질 수 있습니다. 거래액 증가는 곧 'PG 수수료'의 증가를 뜻하고요. 유튜브는 수수료를 셰어하거나, 혹은 부가적인 광고 상품을 개발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겠죠.
하지만 두 기업이 본 시장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 글로벌향 다국적 진출을 통한 판로 확대가 목표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는 카페24가 줄곧 내세우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라는 가치에도 부합합니다. 유튜브가 점진적으로 전 세계 판로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면, 카페24 입장에서는 약점으로 꼽히는 해외 소비처 확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카페24의 해외법인 실적은 모두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이는 곧 사업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와중에 유튜브가 구원투수처럼 소비자 판로를 확대해 준다면, 카페24 입장에서는 급속도의 외형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럼에도 몇 가지 우려되는 사항은 존재합니다. 먼저 온라인몰 운영 경험이 없는 유튜버들이 자칫 송사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인데요. 2019년 카페24를 이용해 쇼핑몰을 운영하던 유튜버 A씨는 건강기능식품 효능 과장광고 혐의로 500만원의 벌금을 냈습니다. 그는 당시 카페24의 성공사례로도 소개될 정도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인하여 주력으로 하던 유튜브 제작도 타격을 입은 바 있습니다. 최근 표시광고법이 점차 강화되는 추이를 보면, 유튜버의 셀러 진출로 인해 유사한 사례가 불거질 가능성은 농후해 보입니다. 때문에 사전에 상표권 등록을 비롯해 표시광고법 교육 등을 전략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동시에 물류 부문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편익과 경험을 제공하는 만큼, 이와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고도화된 물류가 뒷받침이 되어야만 소비자의 긍정적인 쇼핑 경험에 기반해, 지속적인 구매가 발생하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카페24와 유튜브 모두 '플랫폼'이라는 존재로 실제 물류나 택배를 수행하는 과정은 각각의 쇼핑몰이 각개전투 형태로 진행할 수밖에 없겠지만, 최소한의 표준화된 물류의 가이드나 향상된 물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일관된 '모니터링' 서비스 등은 필요해 보입니다.
⦁ 회원사 'JLL코리아' 소개 : JLL(NYSE: JLL)은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로 230년 이상의 경험, 전세계 80개국 300개의 지사 103,000명의 전문인력을 토대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더 자세히 보기)
⦁ 회원사 '밸류링크유' 소개 : 디지털 테크 기반 통합 국제 물류 플랫폼 밸류링크유입니다. 수입부터 국내 직영 풀필먼트, 온디맨드 라스트마일, 수출 국제운송 연계 서비스, 해외 풀필먼트&라스트마일까지 End-to-end 이커머스 셀러 물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더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