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CPLB의 활약
여기에는 숨겨진 부분이 있어요. 분기당 1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여기서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이 쿠팡 CPLB(Coupang Private Label Brands)입니다. 자회사가 10개 정도가 있는데, 쿠팡의 PB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CPLB라는 회사의 2022년도 매출이 1조3500억원을 넘었거든요.
굉장히 큰 매출이죠. 불과 2020년도 약 1300억원 정도의 매출에서 10배 이상 상승했으니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쿠팡에는 카테고리 별로 많은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있죠. 신선식품은 곰곰, 생활용품은 코멧, 생수나 식품 브랜드는 탐사도 있고요. 각 카테고리마다 좋은 PB를 개발하고 시장성을 높이면서 많은 이익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700억원이 넘었고요. 신장률로 본다면 올해는 1조5~6천억원의 매출, 영업이익도 1천억원대를 달성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쿠팡의 새로운 이익원이자 매출을 올리는 성장 동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B는 다른 일반적인 상품보다 마진을 관리하기 좋습니다. 오프라인 업체들은 PB 상품의 평균 마진율을 40~60%까지 가져가고 있는데, 쿠팡은 고객을 락인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진율은 낮아요. 쿠팡의 전체 상품원가율이 77% 정도 즉, 마진이 23% 정도 나오는데 쿠팡 PB의 마진은 13% 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 87%가 원가율이거든요.
그렇지만 물류비가 없이 순수하게 쿠팡에 납품만 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회사는 PB를 만들어서 유통하고, 마케팅을 하고, 상품관리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마진이 40%라고 하더라도 순이익이 높지 않거든요. 근데 쿠팡 CPLB는 PB를 만들자마자 쿠팡에서 다 소화가 되고 재고관리, 배송관리 등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13%의 마진율을 가지고도 높은 이익을 올릴 수 있고요.
또한 쿠팡의 매출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자연스럽게 PB의 매출도 올라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PB를 만드는 제조사들에게 단가를 내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때문에 조만간 20~30%대의 이익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가져가고 있고, 결국 CPLB를 캐시카우로 삼을 수 있는 거죠.
거기에 멤버십 회원이 1300만명에 달하고, 대략적으로 계산하더라도 회원비만 1인당 1년에 6만원의 수익원이 있고요. 상품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3자 물류를 통해서 재고, 폐기에 대한 부담 없이 업체에게 배송비, 보관비 등을 청구할 수 있는 로켓그로스도 있습니다. 이 축들을 이용해 쿠팡이 적자를 회수하고, 순이익을 벌어들이는 구조로 가고 있는 거죠.
✔ 축소지향적 전략
문제는 다른 리테일 기업들이죠. 물론, 오프라인 업체들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나름대로 선방은 하고 있지만 최근 롯데쇼핑의 기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여러 사업부를 축소하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매출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의 3분기 매출액은 3조7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420억원으로 약 5% 줄었어요. 롯데백화점, 면세점, 마트, 슈퍼 등 플랫폼들을 가지고도 안타까운 실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슈퍼도 100여개 이상을 폐점시키고, 글로벌에 진출했던 리테일 사업을 철수하고, 내실을 다지는,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는 쪽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죠. 그렇다 보니까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한때는 연간 매출이 20조원에 육박했는데 이대로 간다면 15조원 밑으로 떨어져 버리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격차가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마트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매출만 본다면 7조7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이마트의 매출은 사업 부문 별로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마트만의 매출은 아니겠죠. 이마트 할인점만의 매출은 4조원대고, 트레이더스, 이마트24, 에브리데이, 스타벅스, G마켓 등의 매출을 전부 합쳤을 때 7조7천억원입니다.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단일 회사로 이마트와 쿠팡이 1등 다툼을 했다는 건데요. 결과적으로는 3분기 연속으로 쿠팡이 이마트 그룹을 눌러버렸습니다. 그것도 3~4천억원 이상 큰 폭으로 격차가 벌어졌고, 앞으로도 더 벌어질 것 같아요. 물론, 이마트 할인점도 5~6% 정도 신장하고 있고, 트레이더스도 한 자릿 수이지만 신장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오프라인 매장들의 매출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쿠팡처럼 20%에 가까운 고성장을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고요.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이죠.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성장기업이라고 불리는 쿠팡보다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그동안 M&A(인수합병)를 통해서 신사업을 확장했고, 투자비만 하더라도 6조원에 가까웠거든요.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 감가상각비용만 몇천억원이기 때문에 7~8년 동안 영업이익이 높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잘못했다가는 영업이익 자체가 적자로 반전이 될 수도 있는 어려움을 안고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도 여전히 이마트와 신세계를 합친다면 1위가 되겠죠. 상반기까지 실적을 본다면 신세계의 매출이 2조원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이마트+신세계가 아직 20% 정도 높은데 그런 부분도 쿠팡의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추월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쿠팡은 더 이상 물류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빠른 배송을 통해서 소비재 구매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동력을 보유했거든요. 반면에 쿠팡을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오프라인 기업들은 축소지향적으로 가고 있죠. 임원 인사만 보더라도 재무통을 중심으로 CEO를 구성하고, 본사에 있는 MD 본부라든지 여러 본부를 통폐합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운영전략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쪽에 주력하게 되면 쿠팡과의 격차가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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