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하우스는 특이한 패션기업입니다. 신생 브랜드에게 투자하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테스트 베드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하고(HAGO)'와 오프라인 매장 ’하고하우스(HAGO HAUS)'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어 동반성장하는 형태입니다. 인수하는 것보다는 지분 투자를 통한 경영 전반을 지원하는 거죠.
2020년 대명화학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현재 31개의 브랜드에 투자하고 있고 6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입니다. 롯데백화점과 협업 관계를 구축해, 지난해 11월에만 롯데백화점 내 3개의 하고하우스를 오픈하기도 했으며 총 4개의 지점이 있고, 월평균 13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입니다. 각 브랜드의 단독 매장 또한 지난해 7개를 오픈했으며, 지난 6월 남성 패션 플랫폼 ‘뎁스(Deps)'를 공식 론칭했습니다. 이 또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나 각종 지원을 통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고요.
20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만, 그중에서도 ‘마뗑킴(Matin Kim)’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마뗑킴의 지난해 매출은 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 성장했습니다. 올해 1월 더현대 서울에 입점한 당일 첫날 1억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고가 라인인 ‘킴마틴’을 통해 해외 진출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고하우스는 단독 매장이나 편집숍을 오픈할 때 백화점에 입점하는 형태로 무엇보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장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고하우스의 이지윤 본부장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패션 브랜드의 고객층은 20~30대로 국한돼있는데, 이를 50~60대까지 넓히고 롱런하기 위해선 화면 밖으로 나와야 한다"라며 오프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백화점 인프라 활용
W컨셉은 무신사와 함께 흑자를 이어오던 패션 플랫폼으로 2021년 신세계의 SSG닷컴에 인수됐는데요. 이후 신세계백화점의 인프라를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을 연이어 오픈합니다. 올해 오픈한 신세계 센텀시티점을 포함하여 총 4곳을 운영 중이죠.
지난해 매출액은 1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30억8526만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는데요.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재고자산 등의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거래액은 4581억원으로 40%대의 신장률을 보이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요.
또한 올해 초 면세점 국문몰, 중문몰에 동시 입점하면서 외국인 고객도 유치하려는 모습인데요. ‘서울재즈페스티벌’이나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등 행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대폭 늘리고 있죠. SSG닷컴과 핵심 상품을 연동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켜 동종 플랫폼 최다 수준인 80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백화점의 패션기업 한섬은 3개의 패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섬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더한섬닷컴’, 수입 브랜드 중심의 ‘H패션몰’ 디자이너 브랜드를 취급하는 ‘EQL’인데요. 이중 EQL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무신사, W컨셉 등의 패션 플랫폼들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EQL은 지난해 10월 더현대 서울에 첫 오프라인 매장인 ‘이큐엘 스테이션’을 오픈했고, 올해는 성수동에 ‘이큐엘 그로브’를 열었습니다. W컨셉과 비슷하게 그룹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시작하는 모습이죠.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해 단독 상품이나, 협업 제품 등을 활발히 전개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면서 테스트 베드 역할까지 소화할 예정입니다.
별도로 EQL의 매출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한섬의 지난해 매출은 1조5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68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중 20.7%가 온라인 매출이며, 더한섬닷컴, H몰을 포함해 전년대비 11%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500억원을 투자해 첨단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