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배가 있는 SSG
다음으로 SSG닷컴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11번가나 오아시스, 컬리 등의 기업에 비해서는 약간 여유가 있습니다. 11번가가 2023년도 9월 말까지 상장을 해야한다는 조건이 있다면 SSG닷컴은 그 기한이 내년까지에요. 약 1년 정도의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올해 연초에서 고금리 여건에서 성장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할 때 SSG닷컴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다른 기업들보다는 여유가 있는 모습을 보였죠.
그렇다고 '내년에는 상장이 가능한가'를 본다면 현재로서는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고금리 기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내년에도 상장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하고 있고요.
다만, SSG닷컴은 모기업인 이마트가 에셋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군이다 보니까 시쳇말로 ‘뒷배가 안전’하다는 측면에서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벽배송이라는 부분에서 컬리, 쿠팡의 로켓프레시와 함께 3대장으로 꼽히는, 소비자들에게 소구포인트가 있는 비즈니스모델로 자리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봅니다.
✔ 간절한 컬리
문제는 컬리죠. 마켓컬리에서 컬리로 재출범을 해서 가고 있는데, 뷰티컬리를 포함해서 다방면으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연초에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무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지배적이었죠. 그렇다보니까 기업가치가 4조원까지 언급되다가 1조원 레벨까지 떨어지게 되면서 상장이 원하는 값에 이뤄질 수 있겠냐에 대한 의혹들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상장이라는 방법보다는 기존 주주들한테 재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파이낸싱을 이뤄낸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컬리에게 상장이라는 것은 철저히 자금조달 목적이었는데 다른 방식으로 메꾸긴 했다는 거죠. 다만, 이 역시도 사업다각화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꾸준하게 케펙스가 들어가는 비즈니스모델이다보니까 또 다른 자금조달, 즉 상장이라는 부분은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SSG닷컴과는 조금 다르지만, 새벽배송을 하고 있는데 컬리 같은 경우에는 SSG닷컴보다는 조금 더 급한 상황이라는 거죠. SSG닷컴의 뒷배 같은 역할을 하는 기업이 없다보니까 상장이라는 것이 더욱 간절해지는 상황이라고 저는 보고 있어요. 이게 연내에 이뤄질 것이냐 라는 것보다 내년, 내후년까지 계속할 수 있겠냐는 우려는 잔재해 있습니다. 이게 앞으로도 꾸준하게 시장에서도 우려감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요.
최근에 멤버십을 론칭한 것 같아요. 여기도 구독모델로 가고, 리텐션을 높이면서 캐시플로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비즈니스모델을 덧붙여가면서 수익성까지 방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기대감도 가질 수 있겠지만, 컬리의 코어 비즈니스모델은 물류이기 때문에 물류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헀을 때 당장 멤버십을 통한 수익성 방어보다는 앞으로의 케펙스를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 당장의 캐시아웃플로우를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 이 부분이 주안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여유로운 오아시스
오아시스는 최근에 상장을 준비했다가 잠깐 철회가 됐죠. 재상장 추진을 하냐, 마냐의 기로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희소식이 들려오긴 했습니다. 주관사였던 NH증권이 가지고 있던 스팩과 합병하는 식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는 것 같아요. 혹은 코스피로 직접 가는 방법도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두 가지 방법 다 오아시스마켓 입장에서는 용이한 방법이죠.
코스피로 직행할 경우, 안정적인 대기업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자금조달의 용이성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스팩 합병 같은 경우도 상장주관사가 NH인데, 제가 알기로 NH스팩 19호인가 그런데 이 스팩 종목이 올해 연내에 특정 기업과 합병하지 않으면 상폐가 됩니다. 그러니까 주관사와의 니즈도 맞아있다는 구조적인 환경까지도 감안했을 때 오아시스마켓 입장으로는 증시 입성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옵션이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앞서 11번가, SSG닷컴, 컬리, 오아시스마켓 중에서 과연 상장이 필요한 기업과 굳이 상장 안 해도 되는 기업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고금리 여건으로 가면서 성장기업들에 대한 잣대가 가혹해졌고, 이들한테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냐라는 큰 과업이 남아있게 된 겁니다. 더 이상 성장가능성보다는 내실을 다질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이 맞냐 라는 것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을 줘야 하는 상황을 봤을 때 4개의 기업 중에는 오아시스마켓이 당연 당당하게 답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아시스마켓은 애초에 수익성을 챙겨가면서 케펙스를 늘려가고 이커머스 시장에 발을 들였던 비즈니스모델이라는 점에서 굳이 상장을 안 해도 됩니다. 과거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글로벌로 보더라도 상장이라는 액션은 기존 투자자들에 대해서 출구전략을 마련해주는 방법이자 자금조달에 목적에 있습니다. 이것이 모든 비상장기업들이 해야만 하는 행태는 아니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오히려 상장했을 때 기존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짊어져야 하는 짐이 많다 보니까 굳이 안 해도 되면 하지 않고, 기업을 영속적으로 운영하는 게 좋은 방법 중 하나거든요.
예를 들면 저희가 어릴 적 많이 가지고 놀았던 레고. 이런 기업들은 상장 안 합니다. 상장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장이라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자금조달을 하는 기업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오아시스마켓도 기존 주주들의 출구전략을 만들어준다는 의미 외에 자체적으로 오아시스마켓이 영속적으로, 계속기업을 가져갈 수 있고 확장성을 가져갈 수 있는 수익성을 담보하면서, 이런 모델이라면 굳이 상장하지 않더라도 이 기업은 밸류가 있는 기업이라는 거죠.
상장기업이라고 기업의 가치가 높고, 비상장기업은 낮고 이것을 가늠하는 잣대가 아니라, 상장이라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출구전략, 자금조달. 두 가지 이슈이기 때문에 오아시스마켓이 과연 두 가지 목적을 생각해봤을 때 굳이 상장을 해야 하는가. 저는 오아시스마켓은 굳이 상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요. 컬리, SSG닷컴은 기존 주주들에 대한 출구전략과 자금조달 이 목적에서는 반드시 상장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장이 힘든 이 상황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어떤 방법으로든 증시 입성을 시도할 기업들이 누구냐 라는 것을 가늠해보는 것도 이커머스 기업들을 바라보는 것에 있어서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 물류적으로 캡파를 늘려야 한다는 과업이 있는 기업은 아무래도 4개 기업 중에서는 오아시스마켓, SSG닷컴이 해당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고금리 여건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가 큰 관건이 됐죠. 그렇다보니까 11번가도 적자 폭을 줄여간다는 맥락들이 그나마 기존 투자자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요소로 다가가고 있고, 오아시스마켓도 마찬가지고, 쿠팡은 흑자를 보여주고 있죠.
11번가 같은 경우 물류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된다는 맥락에서 오아시스마켓과 SSG닷컴이 물류에 대한 케펙스 증가가 유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예요. 왜냐면 오아시스마켓과 SSG닷컴은 11번가나 컬리 만큼 급하지 않아요. 때문에 수익성보다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는 거죠. 물류의 케파를 늘리고 국내에서 이커머스 거래액을 방어적으로 올릴 수 있는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 부분에서 이 두 기업이 물류에 대한 점진적인 확장이 기대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11번가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를 타진하고 있는 기업에게 매각이 이뤄지게 된다면 국내에서의 물류 기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때문에 그렇게 된다면 물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매각과 상장의 방향성이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그 부분을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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