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만회의 길
유통업계도 유커맞이에 한창입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명동의 화장품 로드숍 수는 28개로, 2019년 12월 128개였던 것에 비해 빠르게 감소했는데요. 올해부터는 명동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거나, 확장하며 실적 개선을 노리는 모습입니다. 네이처리퍼블릭, 에뛰드 등의 전통적인 화장품 로드숍들은 명동 내에서만 4~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CJ올리브영은 명동 내에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8월31일~9월6일까지 진행한 대규모 할인행사인 ‘올영세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명동에 있는 매장에서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고,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지역은 23배 증가했습니다.
올리브영 명동점은 최근 오픈한 곳으로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인 매장으로 평가받는데요. ‘K-뷰티 나우(NOW)’라는 브랜드관에는 선정된 주요 브랜드의 제품을 소개하고, 2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를 배치해 캐리어를 끌고 쇼핑하기 용이하게 만들었습니다. 주요 제품의 가격 또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표기를 다양화했고요.
면세점 업계도 그간의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바빠지는 모습입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에 방문한 외국인은 156만3046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입출국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 큰 타격을 받기도 했죠.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입점 시키거나, 단체 관광객 전용 데스크를 배치하고 중국 간편결제인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의 혜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시내의 면세점은 백화점 안에 입점해 있는 경우가 많아 백화점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중국 리스크
그중에서도 롯데는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진심인 듯 보입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외국인 고객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 점포로, 공항철도 종점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특성이 있는데요. 외국인 특화 매장으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외국인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데이터로 분석해 진열하거나, 발주 시스템과 연계해 재고를 다량 보유해 갑작스러운 대량 판매도 대응할 수 있도록 했고요. 구매한 상품을 현지로 바로 배송해 주는 국제택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캐리어와 가방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환전 기기, 환급 기기 등의 설비를 구축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점포인 김포공항점, 제타플렉스 잠실점 등의 8개 매장을 외국인 특화 매장으로 운영할 계획도 가지고 있죠.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은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을 0.06%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의 경기 침체로 유커들의 구매력이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큰 손’이라는 것은 사실인 듯 보입니다. 국내 각 지자체에서도 유커 유치를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고요.
중국은 자국의 휴양지인 하이난성을 면세특구로 지정하고, 내국인들에게 면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유커의 방문 활성화를 기대하는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엔저화가 지속되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일본으로 향해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때문에 롯데와 같이 외국인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전략을 펼쳐야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와 중국의 외교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왜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했는지 그 지점에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몇 년간 유커의 방문이 뜸해지면서,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된 점만 보더라도 중국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해 보이고요. 나아가서는 비단 유커뿐만 아니라 매출 상승을 넘어 생존을 위한 경쟁전략을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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