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겪으며 많은 것이 변화하였고, 그중 우리의 삶에 가장 뚜렷한 변화를 가져온 것은 소비패턴의 변화와 이커머스의 성장입니다. 앱에서 터치 한두 번이면 다음날, 빠르면 새벽에도 원하는 것을 집 앞까지 배송해 주는, 편리한데 신속한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으로 기존 한정적이던 온라인 쇼핑의 영역이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커머스를 국내에 한정해서 보면 쿠팡, 컬리, 무신사(쉬인과 유사한 의류 플랫폼), 지마켓, 옥션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뚜렷합니다. 그렇다면 해외 사정은 어떨까요? 글로벌하게는 국내엔 아직 생소한 플랫폼/브랜드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생산기지인 중국의 이커머스 시장 상황을 최근 가장 핫한 이머커스 플랫폼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생산과 소비자 연결
주인공은 ‘쉬인(SHEIN)’입니다. 쉬인은 2008년 중국 광저우에서 설립된 패션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로서 주로 20~30대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소비자(End User)와 생산을 직접 연결하는 C2M(Customer-to-Manufacturer)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트렌드에 신속하게 변화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의 흐름을 읽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쉬인의 데이터팀은 H&M, ZARA, GAP 등 전통적인 SPA(Specialty retailers of Private-label Apparel) 플레이어의 패션 웹사이트와 앱 등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색상,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분석하고 이를 데이터화합니다. 제품별 수요와 재고 소진 상황을 빠르게 모니터링하여 향후 트렌드를 감지하죠. 이는 디자인팀에 전달되어 데이터상상위 노출된인기 있는 제품을 유사하게 디자인하고, 즉각적인 생산 오더를 통해 테스터들에게 샘플을 체험하도록 합니다.테스터들의 평가를 통해 가장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 대량생산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일주일을 채 넘기지 않아 경쟁업체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왔습니다.
쉬인은 이러한 경쟁력을 토대로 2014년 처음 미국 시장에 진입할 당시, 대부분의 업체가 기존에 형성된 플랫폼(아마존, 이베이 등)에 입점하는 쉬운 방법을 택하는 대신 자체 홈페이지 및 앱을 출시하여 시장에 침투하였는데요. 2021년 미국 내 SPA 패션분야에서 ZARA, H&M의 시장점유율을 뛰어넘었으며 쇼핑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아마존을 제치고 1위에 랭크되며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 2023년 현재 20%대 시장점유율을 유지)
미국 SPA 시장 기업별 점유율│출처 : Bloomberg Second Measure
(글로벌 생산기지 중국은 이커머스에서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 성공 요인 3가지
이커머스(E-Commerce) 후발주자인 쉬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크게 3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트렌드 타게팅(Trend Targeting)입니다. 중국기업임에도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트렌드에 민감하고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큰 영향을 받는 Z세대(20~30대)를 타깃으로 SNS 마케팅(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SNS를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민감하게 파악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둘째, 속도입니다. 기존의 경쟁사인 ZARA, H&M 등이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 트렌드를 벤치마킹하여 디자인에 많은 시간을 소요할 때, 쉬인은 자체 개발한 딥러닝 AI(비주얼 서치 엔진 기능)를 이용한 SW(Software)를 활용했습니다. 디자인 시간을 줄이고 샘플링을 거쳐 만족도 높은 제품만을 빠르게 출하하고 실시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며 시장의 반응을 살핀 후 소위 ‘잘 나가는’ 디자인만 공급업체에 주문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비용(Cost)를 제거하고 인기 제품만을 빠르게 출하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입니다. 초기부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집중했고, 온라인 기반 판매를 진행하여 매장 운영으로 인한 비용을 절감해왔습니다. 한편,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으로 직배송하는 방식을 통해 관세를 면제받아 (중국정부, 美中 무역갈등 심화로 2018년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직배송하는 업체에 수출 관세 면제 정책 진행 중) 물류비용 또한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쉬인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Z세대를 타깃으로 마케팅, 가격, 물류 전략을 효율적으로 수행해오며 팬데믹 기간 급 성장해왔습니다. 특히 SNS에 집중적인 마케팅 투자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길 원하는 Z세대의 욕구를 잘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생산 과정에서 드러난 공장 노동자 인권 침해, 무차별적인 디자인 카피 및 친환경적인 소재 개발 미흡 등 경쟁사의 ESG경영과 대비되는 모습들이 속속 포착되며 쉬인의 사회적 책임 부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쉬인의 지속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성공전략에 대해서는 벤치마킹하면서도,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것 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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