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독일의 글로벌 해운 5위. 하파크로이트. 제가 하파크로이트 본사를 가봤어요. 하파크로이트 부사장을 역임했던 분과 친분이 있었어요. 30년간 하파크로이트에 있었는데, 제가 참 멘토처럼 모셨던 분이거든요. 그 분 덕분에 제가 유럽 출장 중에 하파크로이트 본사에 방문했어요. 꽤 오래 전이죠. 지금 해운 관련한 총연합회에서 HMM 매각을 해외에 팔 수는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HMM은 우리나라 국적 선사잖아요. 한진해운도 없는 이 상황에서 HMM마저 해외에 팔리면 이것은 심각해요. 저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국제입찰을 반대하는 건 WTO 정신에 맞지가 않아요. 우리가 WTO 때문에 운송시장을 개방했잖아요. 협정을 또 맺어서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하파크로이트가 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거예요. 제가 하파크로트에 가봤는데, 참 괜찮은 회사입니다. 여기 지분구조가 메인 다섯 개의 공적기관과 사기업이 지분을 갖고 있어요. 퀴네마리타임(독일 물류기업)이 30%를 가지고 있고, 두 번째가 CSAV. CASV가 칠레 선사였는데, 이게 30%. 그리고 카타르투자청이 12.3%,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10.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파크로이트가 참 좋은 회사인 이유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지분구조를 적절히 가지고 있어요. 오늘 날 하파크로이트가 커지게 된 이유가 그런 부분의 기여가 커요. 함부르크시나 독일 정부에서 지원도 많이 해줬고요. 하파크로이트의 역사를 보면, 2005년에 CP 선박을 인수하고, 2012년에 CP Ship을 인수했어요. 그리고 2014년에 칠레 CSAV를 인수하고, 2016년에 UASC, 아랍연합해운이죠. 이곳도 인수를 했어요. 최근에 팬데믹 기간인 2021년에 나일더치를 인수했어요. 이곳은 서아프리카 물류를 하는 회사죠. 그리고 작년에 도이체아프리카리니엔라는 회사를 인수했어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요, 하파크로이트가 전 세계 주요 지역을 다 인수한 겁니다. 글로벌 물류를 완성시킨 거죠. 이 부분이 머스크와 비슷해요. 머스크도 과거에 씨랜드와 P&O네들로이드 등을 인수하면서 네트워크를 확장했어요.
하파크로이트가 독일이라는 나라가 워낙 재무적으로 안정적이고 선박금융도 잘 하니까 오늘 날 글로벌 5위가 됐어요. 하파크로이트 입장에서는 머스크가 가는 입장을 같이 가고 싶은데, 그러려면 한국의 HMM 같은 기업 인수하면 좋겠다. 아시아가 크니까요. 전 세계 무역 물동량이 가장 큰 곳이 바로 아시아입니다. 한중일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니까요. HMM을 인수하면 아시아 미주노선이나 유럽노선을 갖게 되니까. 그래서 하파크로이트의 원대한 꿈이 그래서 들어오지 않았겠느냐.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 정서. 그것보다 해운인의 정서. 제가 항상 해양대학교 출신의 해운인들 간의 단합과 선사의 오너십이 강하고, 합병 안 하고. 그래서 우리나라 해운회사가 많은 이유가 합병을 싫어해요. 그래서 하파크로이트가 항공사업도 해요. 얼마나 오래 됐느냐면, 지금으로부터 약 170년 전에 설립이 되어, 하파크로이트 플러그라는 항공회사도 있어요. 그러니까 하파크로이트가 어떻게 보면 LX판토스보다 더 자격은 있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국적선사 관점에서 보면 좀 그렇죠. 예전에 박정희 대통령 때는 국적선 불취항 증명서를 안 내면 안 됐어요. 예전에는 모든 수출화물을 우리나라 배에 실어야 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배가 없으니까, 그쪽 항로에는 우리나라 안 간다는 증명서를 내야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경쟁시대니까, 머스크나 에버그린이나 하파크로이트다 여러 선사에 싣죠. 그런데 해운인들은 우리나라 배에 실어야 하는데 왜 안 싣느냐. 화주들이 좋으면 왜 안 싣겠어요? 비즈니스는 단순하거든요. 뭔가 안 좋으니까 안 싣겠죠. 국적 선사의 적취율이 낮다는 겁니다. 제가 알기로 30%대로 알고 있어요. 물론 주요 전략화물인 철강이나 석탄이나 유연탄은 싣고 있어요. 그것도 사실 한전 사장이 나와서 외국에 개방을 안 하면 공기업 평가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할 말이 또 있는 거죠.
제가 보기에 하파크로이트가 인수가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아마 인수가 된다면 해운업계에서 난리가 날 겁니다. 지금 해수부 장관 말고 문성혁 전 장관이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HMM 인수는 첫 째로 해운기업. 두 번째는 물류기업. 세 번째는 화주기업이. 제가 말하지만 해운기업은 몸집이 작아서 안 된다. 그래서 물류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항상 강조를 했고. 화주기업이 인수하는 건 아마도 해운업계에서 반대를 해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 HMM 매각은 쉽지가 않다.
결국은 현금 12조를 어떻게 할 것이냐. 인수자금을 어떻게 구성해서 올 것인지 산업은행에서 심사하겠다는 거죠. 만약 매각이 보류가 되면 물 건너 가겠죠. 그러면 해양진흥공사가 좋겠죠. 관리를 더 하고 월급 더 받고 보너스도 더 받고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20년 경영했던 것처럼, 그런 것을 원하지 않을까요. 산업은행도 좋고 대우조선해양 관리직도 좋았을 거예요. 주인이 없으니까. 지금 HMM이나 해양진흥공사도 어떻게 보면 지금이 좋을 수도 있어요. 만약 사기업에 매각이 되면 박터지겠죠. 현대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이런 말을 하셨잖아요. 내가 은행을 소유하면 절대 부실대출이 있을 수 없다. 은행이 주인이 없으니까 부실대출이 있죠. 그러나 대기업 집단의 주인이 생기면 그렇게 안 되죠.
그래서 HMM 인수와 관련해서는 지금 다크호스가 나타난 것이 하파크로이트다. 그 중에서는 LX판토스가 상대적으로 유리하지 않겠느냐.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해진공이나 해수부 입장을 듣지 않을 수 없겠죠. 아무리 개재부가 하더라도. 그래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다음 달 본입찰시에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비입찰 공고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했어요. 여지를 둔 이유가 빠져나가려고. 산업은행이 뭔가 나중에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그 여지를 안 두면 안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