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할인점의 원조라고 불리는 코스트코의 시가총액은 2219억달러(약 282조원)로, 월마트 3876억달러(약 492조원)의 뒤를 이어 글로벌 리테일러 2위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2022 회계연도 기준 약 2240억달러(약 286조원)입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볼까요?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2조8405억원, 매출액은 약 29조원(2022년 추정치)이고, 롯데마트는 시가총액이 약 2조5686억원, 매출액은 지난해 약 15조원(2022년 추정치)입니다.
국내에는 1998년 진출했으며, 양평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1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양재점은 전 세계 800개가 넘는 매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죠. 2020년 약 210조, 2021년 약 247조, 2022년 약 286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코스트코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 가격 경쟁력
코스트코의 SKU는 약 5000여개 정도로, 월마트의 3%, 이마트의 10% 수준입니다. 제품의 수를 낮추는 대신 최대한 양질의 제품을 선정하고, 구매 단위를 높여서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지향합니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는 전 세계에 약 1억명이 넘는 회원 수를 보유중입니다. 갱신율이 약 90%가 넘으니까 10명 중 9명은 멤버십 카드를 갱신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고객들은 매년 60~120달러의 회비를 낼 것이고,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반드시 쇼핑을 하게 된다는 거죠.
창고형 할인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구매해야 하는 최소단위가 크고, 이는 코스트코가 상품을 매입할 수 있는 단위가 커지기 때문에 단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곧 소비자에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거죠.
자체브랜드(PB)인 커클랜드는 기저귀, 생수, 양주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소비재 브랜드입니다. 조금 특이한 점은 아마존은 40개가 넘는 PB를 보유하고 있고, 월마트도 10개가 넘는 PB를 보유하고 있는데, 코스트코는 커클랜드 단일 브랜드를 집중해서 육성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도 코스트코는 탄산음료 브랜드인 '심플리소다'나 세제 브랜드 '클라웃' 등의 PB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짐 시네갈은 원래 '질 나쁜 제품'으로 인식되던 PB를 고품질 상품으로 육성하려했었거든요. 근데 오히려 국가나 제품군에 따라서 다른 상표권을 확보해야 하니 더 많은 비용이 지출하게 된 겁니다. 때문에 단일 브랜드 전략이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좋은 PB를 육성하기에는 적합했습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2021년 커클랜드 매출만 580억달러(약 69조)에 이르며, 코스트코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커클랜드는 단순 PB가 아닌, 코스트코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습니다.
✔ 15%의 마진
코스트코의 마진율은 약 15% 정도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창업자인 짐 시네갈은 '15%의 마진율은 우리도 돈을 벌고 고객도 만족하는 적당한 기준이다. 그 이상 이익을 남기면 기업의 규율이 사라지고 탐욕을 추구하게 된다. 나아가 고객들이 떠나고 기업은 낙오한다'고 말했죠.
경쟁업체인 월마트의 마진율이 약 25%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차이가 매우 큰데요. 경쟁업체들도 저가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코스트코가 고품질의 제품을 저가로 판매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죠.
때문에 코스트코의 영업이익은 높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마진율을 가져가고 있어 제품의 판매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힘든 거죠. 실제로 2022 회계연도 기준 코스트코의 영업이익은 78억달러였는데 이 중 42억 달러가 멤버십 회원비였습니다. 약 54%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 고효율의 직원
코스트코는 전세계적으로 약 30만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고, 월마트의 경우 약 230만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매출을 비교해봤을 때 코스트코가 훨씬 적은 인원으로 높은 효율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코스트코는 선반에 대용량의 박스를 쌓아놓고 운영하는 창고형 매장이기 때문입니다. 별도의 인테리어를 하지 않아 비용이 적게 들죠. 또한 대용량이지만 적은 SKU로 매장을 구성하기 때문에 운영에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또한 코스트코는 임금이 높고 복지가 좋기로 유명합니다. 2022년 미국 소매 직원의 평균 급여는 시간당 14.68달러인데 코스트코는 지난해 7월 18달러까지 인상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의료보험 비용이 높아 대부분 회사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을 이용하는데, 코스트코는 직원의 약 88%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비용을 회사가 지불하고 있죠.
때문에 이직율은 연간 6% 수준으로 월마트가 44%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훨씬 낮은 수치입니다. 생산성이 높은 인력을 보유할 수 있었던 비결이죠.
✔ 매력이 중요하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대형마트들의 성장이 둔화되고, 물류가 발전하면서 배송경쟁력을 가진 이커머스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다수의 점포를 폐점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한 편의점들이 성장하면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대형마트와도 경쟁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코스트코의 성공요인은 아주 명확합니다.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거죠. 단순하게 유통기업들이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들한테 선택받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지는 것이 제일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