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거나 많거나 빠르거나, 위기의 슈퍼마켓

편의점이 생긴 게 1990년 전후인데 30년 동안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이 늘어서 현재 전국에 5만개 점포가 있습니다.
1/19일 목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01/19 목요일
 
 
 
If you do it right,
제대로만 한다면,
you'll love where you are
어디든지 네가 있는 그 곳을 사랑하게 될 거란다.
Just know wherever you go
어디에 가든 이것만은 알아둬라.
You can always come home
언제든지 집에 돌아올 수 있다는 걸.
 
- 93 Million Miles by Jason Mraz -
 
 
◆ 한국유통포럼 조철휘 회장
◆ 한국유통연수원 마종수 교수
◆ 숙명여대 경영학부 서용구 교수

 

 

✔ 편의점 구조조정 예상

 

◆조철휘: 편의점이 생긴 게 1990년 전후인데 30년 동안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이 늘어서 현재 전국에 5만개 점포가 있습니다. 이 편의점이 2% 정도 소폭 성장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서용구: 사실 일본이 편의점 왕국이었는데 일본도 재끼고 한국이 부동의 편의점 왕국이 된 것 같아요. 일본은 편의점 사이즈가 크고 인구 감소가 우리보다 먼저 10년이나 앞서있기 때문에 편의점 매출증가율이나 이런 부분이 우리나라보다 성숙기이기도 하고요.

 

근데 올해는 편의점이 플러스 성장은 하지만 더 큰 성장은 못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면 점포수가 5만개 정도면 포화인 것 같아요. 약국이 2만6천개가 있고 치킨점포를 다 합치면 6만개가 넘는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편의점이 워낙 공급이 많은 것 같아요.

 

업태 성격은 유효하고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리오프닝의 바람은 불고 있어요. 그러나 편의점은 코로나 팬데믹 3년 동안에도 사실 매출이 줄지 않았어요. 오프라인 매장이지만 마스크를 쓰고 잠깐 사오곤 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편의점 성장률은 올해 2% 초반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보고 있고요.

 

그동안 편의점은 구조조정이 없었는데 올해에 2% 정도의 성장을 하게 되면 매출이 저조한 편의점을 정리하는 모습도 보일 것 같습니다. 왜냐면 인건비도 올랐잖아요.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지금까지 왔지만 2023년에는 약간 편의점의 구조조정도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조철휘: 참고로 일본의 편의점은 지금 보면 시장규모가 130조원이 넘었고 해외 진출도 많이 되어있습니다. 점포 수가 6만 점포가 조금 안되다가 4년 전부터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편의점은 5만 점포인데 매출규모가 30조원이 넘은 상태고요.

 

과거 일본과 비교해보면 2007년부터 인구가 꺾이기 시작했고 우리는 2년 전부터 인구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일하게 영업이익이나 시장규모가 늘어면서 성장하고 있는 게 편의점이거든요. 때문에 말씀하신 대로 과도기, 재정비의 시기가 오고 있지 않을까 저도 같이 보고 있습니다.

 

 

✔ 대형마트를 이긴 편의점

 

◆마종수: 편의점 공화국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삼두마차라고 하면 GS, CU, 세븐일레븐. 그리고 최근에는 이마트24가 정비하면서 올라오고 있지만 여전히 삼두마차 체제로 보이고 있죠.

 

여기도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의 선택은 빈익빈 부익부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GS와 CU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안정화되고 있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세븐일레븐 같은 경우는 최근에 미니스톱을 인수했음에도 여전히 신장세도 떨어지고 영업이익이 적자였지 않습니까? 최근에는 가까스로 흑자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른 부분은 있고요. 다만 전체적으로는 아까 말씀주신 것처럼 시장 규모가 30조를 넘어섰어요. 우리나라 업태 별로 부동의 1위였던 것은 대형마트 할인점이었지 않습니까? 할인점이라는 업태 자체가 10 몇 년 동안 부동의 1위였는데 그 자리가 편의점으로 넘어갔다는 거죠.

 

드디어 편의점 시대가 열린 거고 어떻게 보면 편의점이 옛날처럼 담배가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전체 매출 중에서 45~50% 정도가 담배 매출이었었고 그렇다 보니까 이익률은 한 자릿수로 낮았어요. 지금은 편의점 매출이 다양하지 않습니까? HMR, 혼밥족들이 많이 소비하죠. 그런 부분들도 있고 과일이나 샐러드류도 많고 최근에는 와인까지도 소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예전 편의점하고는 많이 달라지고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철휘: 우리나라 편의점을 보면 작년에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해서 3강 구도로 가고 있는데 점포 수는 아직까지 CU가 1등이고요. 매출 규모는 GS가 소폭 1등이거든요.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생활 속에서 그냥 잠옷을 입고 가기도 하잖아요. 시간, 장소, 구매, 콘텐츠, 배송의 편리성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삶에서 편의점은 더 중요한 소매업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용구: 마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편의점이 대형마트 매출을 이기면서 한국의 대표 오프라인 소매업태가 편의점이 되는 재미난 현상을 보이고 있어요. 외국은 편의점이 하나의 틈새시장 정도인데 한국은 편의점이 굉장히 빠르게 발달했거든요. 전세계에서 편의점이 이렇게 빠르게 발달한 곳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도시화율이 90%가 넘으며 1인 가구의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죠. 1~2인 가구가 50%가 넘는다고 하니까요. 편의점은 그런 사회변화에 가장 편승해서 성장하고 있는 업태입니다.

 

◆마종수: 저는 마지막으로 편의점 세션에서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제 단순하게 구멍가게가 아니라 생활 인프라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간식거리만 사러가는 게 아니라 핸드폰도 충전하고 교통카드도 충전하고 소포도 보내고 택배 반품도 하고 음식도 먹지 않습니까? 외국 어디를 가더라도 매장 안에서 불을 끓이고 렌지에서 음식을 먹는 그런 편의점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인데요.

 

어떻게 보면 편의점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 같고요. 최근에는 인건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무인 편의점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전체로 비교하면 작을 수 있겠지만 2000개 가까이 무인 편의점이 생기고 있어요. 물론 아마존과 같이 비전 카메라를 이용하거나 Just Walk Out. 물건만 갖고 나가면 계산이 되는 그런 기술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편의점은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셀프 계산을 해서 빠져나오는 방법 등을 이용하고 있죠. 그것도 우리나라여서 가능하다고 봐요. 도난의 우려가 없기 때문에. 일부 도난이 있다고 하더라도 크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실험하고 있는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편의점이 또 다른 영역으로 갈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조철휘: 최근에 우리나라 편의점이 해외진출을 많이 하고 있어요. 몽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편의점 당분간은 성장세를 이어갈 걸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은 우리나라 슈퍼마켓을 정리해보겠습니다.

 

 

✔ 슈퍼마켓 갈 이유 없다

 

◆서용구: 슈퍼슈퍼마켓이라고 하는 SSM하고 동네 작은 슈퍼마켓, 식자재 마트까지 포함해서 슈퍼라고 볼 때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마교수님이 지적하신 대로 컬리 같은 유형이 있기 때문이죠.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배송한다는 것은 사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놀라운 물류혁명으로 가능해졌고 젊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을 또 잘 받아들이고 있어요. 저희 제자도 자녀가 둘 이상 있으면 평균적으로 앱을 3개 정도 가지고 있더라고요. 무신사, 컬리, SSG, 쿠팡 등 다 가지고 있으면 슈퍼마켓을 갈 이유가 없어지는 거죠.

 

대형마트는 공간이라도 있는데 슈퍼마켓은 방문고객수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중요한 건 '매력'

 

◆마종수: 서교수님 말씀을 들으면서 공감이 가는 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 맞고요. 근데 지금 있는 인프라, 지금 있는 상품, 서비스로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책이 나올 수 없다고 봐요.

 

오프라인 업체들이 온라인을 안 한 게 아닙니다. 어마어마하게 투자했어요. 오히려 기존 온라인업체보다도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인프라, 설비에 투자했습니다. 전산만 하더라도 지마켓, 쿠팡, 네이버가 운영하고 있는 전산망보다 3~4배, 보통 천억 단위로 전산에 투자했거든요. 유저 인터페이스나 기능을 빠르고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한테 선택받지 못했어요.

 

문제는 상품이죠. 생각해보면 온라인은 성공하고 오프라인이 쇠퇴한다고 하면 이커머스몰에서 하는 것도 온라인이고 이마트나 롯데나 GS에서 하는 것도 온라인이에요. 온라인에 접속해서 우리가 이마트몰에 접속하거나 GS몰에 들어가서 클릭하면 상품을 살 수 있다는 거죠.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우리는 PB도 좋고 500명의 MD가 좋은 상품을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근데 결과적으로는 오프라인 업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업체들이 성장을 하지 못하고 역신장을 하고 있죠. 심지어는 이마트나 롯데나 홈플러스나 각각 지방에서 지역별로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점포에서 거점 배송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근데 그마저도 통폐합을 하고 줄여나가고 있다는 거죠.

 

즉 온라인이기 때문에 성장하는 게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은 매력이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 매력이 없는 부분을 컬리나 오아시스 등 신선전문몰이 채워주고 있다는 거고 쿠팡은 원래 구매주기가 주 1.5회 정도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최근에는 3.5회 즉, 2배 이상 늘었어요.

 

객수는 한계가 있습니다. MAU라고 불리는 월간활성이용자수는 1800만명으로 고정이 돼요. 그래서 쿠팡도 이제 끝인 줄 알았어요. 더 이상의 성장은 없을 줄 알았는데 반전이었던 게 2번 샀던 사람이 4번 사는 거죠. 월, 수 사던 사람이 월, 화, 수, 목 다 사는 거죠.

 

◆서용구: 객단가가 높아지는 거죠.

 

객단가: 고객이 한 번 구매할 때 결제하는 평균 금액

 

◆마종수: 그렇죠. 구매횟수가 높아지고 객단가가 높아지면서 이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 게 슈퍼라는 거죠. 그동안 주중에는 슈퍼에 갔고 주말에는 마트에 갔으니까요. 근데 지금은 주말에 마트는 어느 정도 가지만 주중에 슈퍼 안 가잖아요. 이런 현상을 볼 때 슈퍼 같은 경우는 정말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조철휘: 저도 공감하는 게 예전에는 온라인에서 사는 것도 있고 슈퍼를 가는 것도 있었는데 이제는 슈퍼를 굳이 안 가고 온라인에서 사면 되더라고요. 때문에 온라인 구매주기가 짧아졌고, 객단가가 계속 올라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일본 사례를 얘기하자면, 현금을 쓰는 사람이 아직도 많고 매장을 찾는 사람이 아직도 많아요. 일본에 있는 슈퍼마켓이나 오프라인 업체들이 어떻게 돌파구를 찾았냐면 다른 매장에 없는 것들을 배치해둔 거죠. 카레하면 전국의 카레, 술하면 전국의 술. 구하기 힘든 것들을 모아두니까 고객들이 오프라인에 와서 사는 거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온라인을 확대하고 돌파구를 찾는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 2023년 1월 20일 금요일 뉴스레터에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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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국보 말고 물류기업 국보

 

국보는 1953년 창립한 역사가 있는 종합물류기업이에요. 올해가 2023년이니까 벌써 약 70년이나 된 거죠. 1989년에 코스피에 상장했으니까 그 기간만 해도 30년이 넘고요. 국제물류, 화물 운송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물류업 뿐 아니라 의류사업도 하고 있는데 2019년 독일 스포츠 브랜드 보그너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보그인터내셔날을 인수했어요. 이를 기반으로 편집샵 bsharp도 운영 중이고 신문출판, 마스크 사업, 바이오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요.

 

2022년 9월 기준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약 767억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나 약 61억 적자가 났어요. 2017년부터 계속해서 적자가 나고 있으며, 2019년부터 시작해서 올해까지 총 15번 전환사채를 발행했어요. 국보 총 주식의 81%는 소액주주이기 때문에 반발이 우려되는 상황이에요.

 

여기서 전환사채란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쓰는 방법 중 하나로 쉽게 말하면 사채를 매수해 보유하고 있는 채권자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에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성장하면 주식 가격이 올랐을 때 전환해서 팔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러나 주식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있어 항상 논란이 되는 개념이에요.

 

최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인수전에 국보가 참여한다는 소식이 있어요. 앞서 유진그룹, HY(한국 야쿠르트)도 인수에 나서고 있어 삼파전이 될 양상이에요. 국보는 메쉬코리아의 IT시스템과의 시너지 효과와 함께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에요.

 
 
18일 뉴스레터 퀴즈 정답은 ④번(키테넌트)이었습니다. 정답을 맞추신(휴대폰 뒷자리 1464, 1707)분께 기프티콘을 보내드렸습니다. 퀴즈 정답을 가장 빨리 보내주시는 두 분께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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