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유통포럼 조철휘 회장
◆ 한국유통연수원 마종수 교수
◆ 숙명여대 경영학부 서용구 교수
✔ 명암이 짙어지는 이커머스
◆조철휘: 2023년 소매업태도 다양한 변화가 있습니다. 성장하는 업태도 있고 소폭 정체하고 있는 업태도 있는데요. 그 중 이커머스는 전년에 워낙 크게 성장해왔기 때문에 대비해서는 큰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성장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서용구: 우리가 지금 5개 소매업태를 성장률 높은 것부터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온라인쇼핑이 5%대 이상 성장이 된다고 예상되고 있는데 원래도 두 자릿수로 10년 이상 성장을 지속해오다가 올해는 성장률이 많이 낮아질 걸로 본 거죠.
왜냐면 엔데믹이 되면서 오프라인이 살아나고 리오프닝이 되면서 기존에 비대면 쇼핑이 이전만큼은 성장을 못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5% 정도의 성장률을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쇼핑업체 안에서도 쿠팡이 과연 두 자릿수 성장을 할지도 주목해볼 포인트 같습니다.
오아시스마켓도 이번에 기업가치가 1조 정도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이렇듯 이커머스 안에서도 지속성장하는 업체들이 있는 반면에 SSG닷컴, 롯데온 이런 곳은 2023년에도 지지부진하지 않을까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인 것 같아요.
◆조철휘: 이커머스도 명암이 더 짙어질 것 같네요.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기업들은 계속해서 판매량이나 매출 등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기업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종수: 업태별로도 그렇고 업태 안에 있는 업체한테도 굉장히 격변의 시기가 될 것 같아요. 지금 새벽배송 시장만 하더라도 대기업들이 들어갔다가 결과적으로는 철회하고 빠져나오고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롯데, GS 등 많은 회사들이 대기업의 인프라나 자본력을 앞세워서 시장에 진출했지만 견디지 못하고 빠져나왔고요.
남아있는 업체로 보면 새벽배송에서 크게 4개 정도의 업체를 볼 수 있는데 가장 큰 게 쿠팡이나 컬리, SSG닷컴, 오아시스입니다. 다만 여기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SSG닷컴이 가장 신장률이 낮거든요.
나머지 3개 업체들, 즉 원래 온라인을 기반으로 했던 쿠팡, 컬리, 오아시스는 연평균 80~100% 이렇게 2배씩 신장하고 있어요. SSG닷컴은 굉장히 마케팅도 열심히 하고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있지만 연평균 신장률이 20%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거죠.
온라인시장 전체에서 평균적으로 80~90%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혼자 20% 정도 밖에 신장을 못한다는 것은 그건 저조하다는 뜻이고 고객의 선택을 못 받고 있다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올해 업태별로 차별화 전략이 안 된, 서비스가 제대로 안 된 그런 업태들은 온,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굉장히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조철휘: 서교수님이 앞서 5%의 성장률을 말씀하셨는데 전망대로 된다면 이커머스 시장은 올해 2023년 210~220조 정도 시장규모가 되겠네요.
◆서용구: 참고로 아까 말씀하신 4개, 온라인 쇼핑의 대표적인 오아시스, SSG닷컴, 쿠팡, 컬리 이 곳들은 50~100%는 기본인 회사기 때문에 매출성장률은 그렇게 나오지만, 이커머스 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커머스 산업 전체적으로는 5% 성장이라는 거고요. 5%는 우리나라에서 금년에 가장 큰 성장률이라고 볼 수 있겠죠.
◆마종수: 참고로 제가 말씀드린 100%는 순수하게 새벽배송만 말씀드린 거기 때문에 온라인 전체의 성장을 말한 건 아니고요. 새벽배송 업태 자체는 올해만 하더라도 9조 이상으로 올라가고 내후년 되면 15조 이렇게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체 이커머스 시장은 말씀하신 것처럼 220조니까 그 중에서 새벽배송은 10%가 안 되는 5% 내외에서 머물고 있는데 단, 성장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빠르기 때문에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이고 업태인 것 같습니다.
◆조철휘: 코로나 2~3년 동안에 이커머스 시장이 50~60조가 성장했더라고요. 빠르게 성장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정체하는 시기가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변화를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 명품타고 살아나는 백화점
◆조철휘: 이커머스 5% 정도로 전망하고 있는데 백화점이 코로나 때 조금 주춤하다가 작년부터 조금 살아나기 시작했어요. 올해는 어떨까요?
◆서용구: 사실 한국의 백화점은 백화점이 아니라 부동산 임대업과 유사한 유사 부동산 임대업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백화점은 성숙시장이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2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근대 소매산업이며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오래된 기업형 유통업입니다.
BIG 3로 자리를 잡아서 과점화된 성숙시장인데 백화점이 잘 될 것이라고 저는 예전부터 얘기를 했어요. 백화점은 결국 프리미엄 소비를 하는 곳이잖아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차이는 백화점은 고급이고 대형마트는 기능형이라는 점 아니겠습니까.
백화점은 빅3로 전국에 110개 정도 밖에 매장이 없거든요. 한정된 공간에서 최근 5년 동안 3~4개 밖에 출점이 안됐습니다. 그런 이유도 있을 것이고 또한 한국의 백화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백화점이 지속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명품 때문이죠.
명품에 대한 소비욕망, 한국인의 명품에 대한 집착. 지금 명품소비가 독일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명품 시장의 7위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한국의 GDP 규모가 전세계 10위인데 우리나라 전체 경제수준보다 명품소비 순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프리미엄 소비에 대한 한국인의 열망이 크다는 거거든요.
지금 MZ세대가 소비의 주축이 됐고 백화점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었지만 명품에 대한 소비성향은 높은 편이거든요. 그런 MZ세대의 가세. 그것과 맞물려서 백화점들도 MZ세대에 소구하는 마케팅 전략을 많이 썼어요. 왜냐면 MZ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를 합친 것보다 수는 훨씬 작지만 그 이전 세대에 비해서 구매력이나 취향이 고급이라는 거죠.
⦁ 베이비붐 세대: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인 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
⦁ X세대: 베이비붐 세대 이후, 1968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
사실 백화점 명품 매장의 주요 소비자들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실질적으로 자산이나 소득이 많은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와 MZ세대가 거의 비율이 반 정도, MZ세대가 5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걸로 업계는 보고 있어서 한국의 백화점은 지속성장 업태로 리포지션이 됐어요.
롯데, 신세계, 현대가 BIG 3라는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전국 주요 명품에 대한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어요. 2023년에도 명품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을 걸로 예상하기 때문에 두 번째로 성장하는 소매업태로 전망할 수 있겠습니다.
◆조철휘: 명품 소비에 대해서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명하지 않습니까. 코로나 때 외부활동을 제한받다가 오픈이 되니까 백화점에서 명품을 소비하는 형태가 더 많이 보이고 있는 것 같고요.
특이한 점은 MZ세대도 고가를 선호하는 흐름으로 가는 것 같고, 서교수님 말씀 중에 대형마트의 상품들은 온라인에서 대부분 판매하고 있으나 백화점의 고급화, 프리미엄 상품들을 온라인에서 가져가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도 주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종수: 저도 백화점의 성장세에서 명품이 주축이 된다는 것은 이의가 없습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면 샤넬 같은 경우는 오픈런이라고 하죠. 한정판이 나오면 오픈런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줄을 서기도 하고, 돈을 받고 밤을 새서 구매대행해주기도 하잖아요. 그 정도로 명품은 특화된 시장인 것 같습니다.
✔ 중요한 건 체류시간
◆마종수: 다만 이것도 저는 업태별로 약간의 차별화가 되고 있는데 저는 트렌드도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2017년도가 오프라인의 불길이 있었을 때인데 그때와 2021년도를 비교했을 때를 보면 백화점 3사, 롯데, 현대, 신세계가 똑같이 성장한 건 아니거든요.
롯데백화점이 8조4천억 정도였는데 지금 2021년도. 4년 만에 7조7천억 정도로 오히려 역신장했습니다. 반면에 신세계백화점 같은 경우는 신장을 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작년 대비 금년도 7조5천억에서 10조2천억으로 거의 3조 가까이 올라갔기 때문에 엄청나게 성장한 거죠.
또 하나 놀라운 것은 현대백화점은 원래 BIG 3라고 불리기에 상대적으로 약자였는데 2017년도에 5조7천억 매출이 나오던 게 2021년도에 9조1천억이 나왔거든요. 어마어마하게 성장했어요. 그 이유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더현대도 있고요.
요즘 백화점은 일반적으로 도심가에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쇼핑 테마파크 식으로 크게 만드는 게 트렌드 같아요. 현대 같은 경우도 쇼핑시설은 그 안에 49% 밖에 안 되고 51%가 고객들을 위한 레저시설, 휴게시설입니다. 옛날에는 월렛쉐어식으로 고객의 지갑을 여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고객의 시간을 뺏는, 쇼핑테마파크 안에서 고객들의 타임을 쉐어하는 타임쉐어 방식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스타필드를 보면 고객 체류시간이 4시간 50분~5시간 정도까지 가거든요. 일반 마트가 보통 1시간 30~50분인 것과 비교하면 마트에 대비해서 거의 3배 정도의 시간을 체류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게끔 끌어들이는 거죠.
그렇게 봤을 때 백화점이라서 성공하는 게 아니라 현대나 신세계처럼 외곽에 있는 거대한 아울렛이나 편의시설 그리고 에르메스 같은 명품이 입점되어 있는 그런 차별화되어 있는 백화점이 오히려 더 많이 성장하고 그렇지 않은 백화점은 기존에 1등이라고 하더라도 점점 그 지위를 잃어가는 시장인 것 같습니다.
◆조철휘: 집객력이나 객단가도 중요하지만 힐링이나 레저 등 시설을 도입해서 많은 시간을 체류하게 하고, 즐겁게 구경하고 쇼핑하는 이런 공간들이 중요해지겠네요. 융합되고 종합된 공간들이 소비자들한테 선택받아서 백화점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전에 보면 테넌트를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서 성공요인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거의 대부분의 점포들이 키 테넌트가 되는 거겠네요.
◆마종수: 상대적으로 롯데백화점이 점포 수가 많았었는데 지금 점포라는 것들이 미도파백화점이라든지 인근에 있는 동아백화점 등 지역백화점을 인수했었거든요. 그때만 하더라도 그런 백화점이 명성을 이어나갔는데 최근에 백화점은 이제 그 정도 규모로는 더 이상 고객한테 어필할 수 없다는 거죠.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 우리나라에 있지 않습니까? 신세계 강남점이고, 세계 최대 면적인 신세계 광복점이 있고 더현대도 마찬가지로 그 뒤를 바로 따라가고 있고요. 결과적으로 규모의 경제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백화점은 부동산업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거기에 또 다시 규모의 경제가 들어가고 레저가 들어갈 수 있을 때 이런 업태가 다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철휘: 백화점 단독이 아닌, 기업의 종합적인 사업전략이 필요한 부분 같습니다.
※ 2023년 1월 19일 목요일 뉴스레터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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