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유통포럼 조철휘 회장
◆ 한국유통연수원 마종수 교수
◆ 숙명여대 경영학부 서용구 교수
✔ 유통격변의 한 해 2023
◆조철휘: 올해 2023년은 유통격변의 시대가 될 것 같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유통에서도 백화점, 편의점, 이커머스 성장할 것 같고요. 대형마트와 슈퍼가 소폭 하향할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을 오늘 종합적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한국의 유통하면 소비가 중요하지 않나요? 유통과 소비시장 총평 먼저 얘기해보겠습니다.
◆서용구: 경제라는 게 보통 경제성장률 GDP가 있는데 그게 수출과 수입, 내수, 투자 4개의 엔진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소비가 그렇게 비중이 크지 않지만 가장 안정적으로 나오는 게 소비인데, 소비시장만 보면 2019년에 2.5% 성장했는데 2020년 코로나가 발병해서 마이너스를 찍고 GDP도 비슷하게 하향했습니다. 내수하고 GDP가 우리나라는 비슷하게 가더라고요.
2021년, 22년에 8.6% 5.1%로 상당히 높았는데 2023년에 한국 전체 유통시장 또는 소비시장의 규모는 1.8% 밖에 성장을 못 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국 경제성장률 자체가 1.8%, 1.6% 이런 수치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내수가 한국의 경제랑 똑같은 비율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장은 하지만 미미하다고 보는 거죠. 2019년의 성장률에 못 미친다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고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는 소비자들이 절약을 하려는 쪽으로 돌고 있지 않나 전망할 수 있겠습니다.
◆조철휘: 올해 경제성장률을 보면 1.5~1.6% 정도로 성장률도 안 좋고 금리가 너무 올랐고 물가가 올랐지 않습니까. 환율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영향이 유통, 소비산업과 밀접하기 때문에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마종수: 100% 공감하고요. 항상 전체 소매시장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는 480조 전후에서 1% 내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보면 그 시장에서도 온라인은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에 오프라인은 한 자리 혹은 업태에 따라 역성장을 하고 있었는데 말씀해주신 대로 올해 조금 변화가 일어나는 조짐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 박사님들이 전에 얘기해주신 것처럼 루저와 위너로 구분해주셔서 재밌던 표현이었습니다. 온라인이나 백화점, 편의점 같이 조금 좋았고 올해 더 좋아질 시장이 있는 반면에 마트나 슈퍼 같이 기존에도 안 좋았는데 올해 회복이 더딘. 이렇게 두 분야로 나뉘어지는 것 같고요. 그 분야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얘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해
◆서용구: 2023년이 갖는 특성을 볼 필요가 있고요.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 앞으로 12개월 동안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보면 ‘불확실성’이 과거 10년 동안을 보면 가장 높은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검정색인 거죠. 우리가 자동차 운전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헤드라이트가 꺼지고 조명도 없으면 절벽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요.
여기서 불확실성은 리스크를 얘기하는데 보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회색코뿔소 리스크가 있고 두 번째는 블랙스완 리스크가 있어요.
세 가지씩만 예를 들어보면 회색코뿔소는 Grey Rhino라고 해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리스크거든요. 기후위기라든지,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 때문에 생기는 리스크, 중국(차이나)리스크 이 세 가지가 회색코뿔소 리스크고요.
블랙스완(Black Swan)은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인데 지진이라든지 자연재해 참사가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금리가 더 이상 높아지기 힘들다고 보고 있지만 만에 하나 더 높아진다면 그 피해가 크잖아요. 기준금리가 더 올라갔을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부도도미노인데 한국 경제의 최약점은 가계부채입니다. 요새는 기업부채까지 가세해서 건설, PF 등 부도도미노가 우려되는 상황이 많고, 건설업계부터 부도가 나면 IMF 경제위기 같은 상황도 가능성은 1%지만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회색코뿔소 리스크와 블랙스완 리스크가 지금 동시에 높은 수준이거든요. 둘이 섞이면 검정코뿔소라고 새로운 종류의 리스크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리스크가 존재감이 있다 보니까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그런 상황입니다.
특히나 2023년이 지난 10년 중 리스크가 가장 높은 시기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지 않을까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입니다.
◆조철휘: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런 상황이 거의 없었는데 코로나 2~3년 동안 호황, 호재가 많아서 상승곡선이 있었던 만큼 하향곡선이 클 것 같고요. 우리나라의 수출입도 있지만 미국이나 국내외 변수들이 많다보니까 소비도 맞물려서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시기가 된 거죠.
◆서용구: 한국 경제는 수출주도인데 무역적자가 역사상 처음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조철휘: 작년에 472억 정도 적자가 난 것 같아요.
◆서용구: 이게 나쁜 싸인으로 2023년이 두려운 해가 될 것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종수: 일례로 생활물가로 보면 식당에서 많이 쓰는 식용유가 15L 기준으로 2만원 정도 하던 게 8만원까지 가지 않았습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원자재 인상으로 인한 가격인상, 소비위축까지 오는 패턴이 커질 것 같고요.
✔ 업태·업체 이중경쟁
◆마종수: 다만 아까 업태 얘기를 드렸었기 때문에 조금 더 전망해보면 FMCG라고 하죠. Fast-moving consumer goods라고 불리는 일상소비재 즉, 가공식품, 세제, 샴푸 같은 일상용품들은 빠르게 오프라인으로 전이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엔데믹 시대가 되고 온라인 피로도가 증가하다 보니까 소비의 성향 자체가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가 아니고 상품 카테고리에 따라서 혹은 업태, 더 깊게 들어가면 해당 업체에 따라서 고객들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마트라고 하더라도 이마트는 기존 점포들이 신장하고 있는 반면에 롯데, 나머지 마트들은 역신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고요. 다만 그런 부분들은 롯데 같은 경우는 그동안에 리스크를 헷지하고자 많은 점포들을 폐점했어요.
800개 대의 점포들이 불과 3년 만에 600개 대로 줄어들었는데 그 반사이익을 상대적으로 이마트 쪽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즉 폐점을 안 하고 버티고 있는 쪽에서 이익을 보는 그런 모습도 있기 때문에 올해는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모습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철휘: 오프라인 매장을 볼 때 중요한 게 매출과 이익률 아닙니까. 이익률이 안 되는 기업들은 지금 많이 클로징을 했는데요. 롯데가 되든, 이마트가 되든 점포의 입지나 고객의 충성도, 객단가를 비교해서 명암이 확실히 구분되는 상황이 나오겠네요.
◆마종수: 그렇죠. 특히 슈퍼 같은 경우에는 가장 역신장이 심하고 앞으로도 침체확률이 높고 폐점 확률이 가장 높은데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경쟁상대를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슈퍼끼리의 싸움이나 마트끼리의 싸움이 아니라는 건데요.
오히려 가장 패배하고 있는 부분을 생각해보면요. 쿠팡의 새벽배송이나 익일배송처럼 굉장히 배송속도가 빨라졌잖아요. 생수 한 병을 사도 무료배송을 해주는 로켓와우 서비스가 2018년도에 론칭된 이후부터는 슈퍼에 가던 발걸음이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이 2~3만원 정도 혹은 1만원 미만에도 무료배송을 해주는 업태 쪽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장바구니가 작았고 신선 쪽 식품 위주로 사업을 영위했던 슈퍼들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조철휘: 소비자들이 선택해준 점포, 선택의 폭은 넓지만 어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유통기업도 같이 맞춰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서용구: 결국은 2023년 여러 가지 비관적인 전망이 있지만 플러스 성장을 하는 쪽도 있고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소매업태들이 있어요. 양극화되고 있는데 우리가 업태 간, 업체 간 모두를 비교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소매산업이라는 게 업체, 업태 이중경쟁 구조이기 때문에 두 가지 차원에서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2023년 1월 18일 수요일 뉴스레터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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