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25bp 인상하여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국내외 금융경제여건을 설명드린 후, 오늘 기준 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대외 여건 변화를 살펴 보면,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되기 시작하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정책금융 인상이 이어지면서 경기둔화가 지속되었습니다.
주요국별로 보면 미국은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이 약화되었으며, 유로지역은 소비와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역성장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중국은 예상보다 빨리 방역 정책을 완화하였지만 코로나 확산이 심화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을 지속하였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연준이 12월 FMC 정책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 미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등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대체로 완화되었습니다.
국내 경기는 성장세 둔화를 지속하였습니다. 주요국과 IT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크게 늘었던 수요가 점차 둔화되고, 금리 상승도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국내 경제는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면서 금년 성장률이 지난 11월 전망치 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과 IT경기 회복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역 정책 완화 이후 중국경제의 회복 속도와 주요국의 경기둔화 정도와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이 큰 상황입니다.
물가 상황을 보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2월에도 5.0%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석유류 가격의 오름새가 둔화되었지만 전기, 가스 요금의 인상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공식품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었습니다. 근원인플레이션은 12월에 4.1%로 소폭 하락하고, 단기기대인플레이션은 3.8%로 둔화되었지만, 그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공공요금, 가공식품 가격 등에 반영되면서 1~2월 중에는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이후 점차 낮아지겠으며, 연간으로는 11월 전망치 3.6%에 대체로 부합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내외 물가 둔화 정도, 전기, 가스 요금 등 공공 요금의 인상 폭,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의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됩니다.
국내외 금융 외환시장에서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대책, 미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에 힘 입어 불안이 완화되는 모습입니다.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고, 회사채와 CP스프레드가 상당 수 축소되었으며,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중반 수준으로 하락하였습니다.
다만 부동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로 비우량채권, PEF ABCP 등에 대한 금융시장의 높은 신용경계감이 유지되어 있고, 향후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미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 위화나 엔화 움직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가게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가격이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 폭이 크게 확대되었고, 금융권 가게대출은 금리상승, 주택경기 부진 등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인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금년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오름새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앞으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 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주상영 위원과 신성환 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 3.25%에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내셨습니다.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서는 3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금년 중에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겁니다.
Q&A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Q. 11월에 밝힌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최종금리 수준은 현 시점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현재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는지 궁금합니다.
A. 최종 금리에 대해서는 계속 보도가 많아서요. 몇 가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종금리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금통위원들이 논의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당분간 앞으로 3개월 정도 기간에서 볼 때, 기준금리 정점이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세 분은 최종금리를 3.50%로 보시고, 그 수준에서 도달한 이후에는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 반면에, 나머지 세 분은 상황에 따라서 최종금리가 3.75%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습니다.
또 한 번 강조를 하지만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와 성장의 흐름, 그리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의 약속이 아닌 것을 분명히 밝힙니다. 미연준의 점도표가 회의 때마다 전제 조건이 변하면 바뀌 듯이 금통위원들의 금리에 대한 견해도 전제 조건이 바뀌면 바뀔 수 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발언에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 성장률을 11월에는 1.7%로 봤는데 지난 두 달 간 여러 지표로 볼 때, 성장률이 그것보다 낮을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이제 2주 뒤에 4/4분기 성장률을 발표할 텐데요. 그 동안 중국의 코로나가 많이 번졌고 이동이 제한됐고, 반도체 경기도 하락했고, 이태원 사태나 여러 요인으로 4/4분기 경기지표가 나쁘게 나왔습니다. 4/4분기는 음의 성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1/4분기에는 저희가 재정의 조기 집행을 기대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성장률이 최근 보면 침체로 가고 있지만, 유럽의 날씨가 따뜻하고 미국의 노동시장이 생각보다 견고한 점 등을 보면 기존 보다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도 1월 지나고 나서는 퍼지는 속도가 줄면서 회복세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그래서 1/4분기는 지난 4/4분기보다 낫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크게 볼 때 수출 부진이나 국제경기의 둔화를 볼 때 올해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지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경기침체냐를 이야기 하기에는 성급한 것 같고, 경기침체의 경계 선에서 데이터를 봐야하지 않느냐 생각이 듭니다. 2월에 조금 더 자세히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고, 다만 이것은 전 세계 공통적 현상이고 다른 주요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비해서는 우리가 더 나은 상황에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Q. 물가가 원하는 수준으로 중장기적으로 간다는 확신이 생겨야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연준보다 앞서서 금리 인하가 가능한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아마 이것이 잭슨홀 뒤에 제가 연준 내 사이클보다 먼저 끝낼 수 없다는 게 보도가 되면서 과도한 해석이 된 측면이 있는데, 제가 변명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 당시 미국이 잭슨홀 이후에 금리를 빠르게 올릴 때,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금리를 스톱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잭슨홀 가기 전에 한국 정부로부터는 독립이 많이 되었지만, 미 연준으로부터는 독립이 많이 되지 않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여기서 말하는 것과 같은 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금리가 굉장히 빠르게 오를 때 우리가 반대로 가기에는 어렵다는 말이었고요.
지금은 미국이 페이스를 조정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저희가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물론 앞으로 모니터하겠지만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우리 금리 결정은 국내 상황을 우선으로 하고,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계속 되어서 금리 격차가 커질 때 생길 수 있는 금융안정에 대한 걱정을 고려하면서 결정을 하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국내 상황을 보면서 금리 결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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