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화물차주는 '왜' 바다로 투신했나?
2018년 9월 10일 늦은 밤.
한 남자가 부산 거가대교 해저터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합니다.
술에 취한 남자는 자신의 25톤 트레일러 차량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난동을 부립니다.
경찰과 5시간 대치 끝, 그는 바다로 투신을 시도합니다.
다행히 경찰의 빠른 제압으로 그는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는 왜? 도로를 점거하고 투신을 시도했을까요?
경찰조사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25톤 트레일러를 할부로 구입하고, 지입기사로 화물운송업을 해왔습니다.
*지입제란 : 운수 회사에 개인 소유의 차량을 등록하여 거기서 일감을 받아 일을 한 후 보수를 지급받는 제도입니다.
이 과정에서 4차례 지입회사가 바뀌고, 일방적인 수탁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고 하소연 했습니다.
일감이 줄면서 할부금, 지입료 등의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했던 그는 생활고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입니다.
안전운임제 도입, 그리고...
화물연대는 지난 6월 1일 부산신항에서 '안전운임제' 전면 실시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안전운임제란 : 화물노동자에게 적정임금을 보장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써 표준운임제라고도 불립니다.
화물연대의 입장 "화주와 운수사업자는 과속, 과적 및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강요하며 시키는대로 운행하지 않으면 일 할 수 없게 했습니다"
현재 안전운임제는 3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일몰제로 적용 품목은 컨테이너, BCT(시멘트)에 한정돼 있다.
*일몰제란 : 시간이 지나면 해가 지듯이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없어지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페지와 전차종 전품목으로 제도의 확대를 요구한다"
실제, 화물자동차 기사들의 삶은 어떨까?
저희는 최근 화물차주 101명의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설문조사 : 5월 29일 ~ 6월 2일 (화물차주 101명)
졸음 운전을 한 적이 있나?
99명 (있다) 2명 (없다)
졸음운전을 하는 가장 큰 원인?
64명(낮은 운임으로 장시간 근무) 16명(과도한 운행 시간) 13명(숙면을 하기 어려운 환경) 기타 (위 세 가지 모두 포함 등)
매달 평균 순수익(고정비 제외)
200만원 이하 (29명) 200~300만원 (39명) 300~400만원 (23명) 400~500만원 (7명) 500~600만원 (1명) 600~700만원 (1명)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이하 (92명) 7시간 (5명) 8시간 (2명) 9시간 (1명) 10시간 이상 (1명)
하루 평균 순수 운행 시간 (대기 제외)
10시간 이상 (53명) 9~10시간 (15명) 8~9시간 (14명) 6~7시간 (10명) 5~6시간 (6명) 4~5시간 (2명) 4시간 이하 (1명)
화물 상하차 대기 시간은?
2시간 이하 (15명) 2~3시간 (23명) 3~4시간 (31명) 5~6시간 (24명) 7~8시간 (1명) 8시간 이상 (7명)
화물차주들의 목소리
"아직도 운송료 미지급으로 피해를 보는 차주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운송료 결제 시스템이 바뀌어야 합니다"
"요즘 일이 없으니까 주선업체의 운임 칼질이 너무 심합니다. 안전운임제 도입이 절실합니다"
"주 60시간 이상 근무를 못하도록 규제하면 운송료도 오르고 사고도 줄고, 기사들의 인생도 즐거워 질 수 있습니다"
"노후차의 운행 제한과 2억대을 넘는 고가의 화물차 가격, 그에 비해 운임은 너무 낮습니다. 당연히 과적과 과속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택시처럼 차종별로 거리에 따라 운반비를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지급하면 어떨까요?"
화물차 운전자의 하루 평균 운행시간은 13.1시간. 운행 거리는 무려 358km에 달합니다.
치사율이 높고 대형사로 연결 될 수 있는 화물차 사고. 도로 위 누구나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